야!! 너도 딸 수 있어!! 열정과 시간과 돈만 있으면 2.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카페알바도 하루 2시간만 할애하면 됐다.
토요일이면 어디 씻기도 외출도 식사 차리기까지 거부하는 내가 관심분야에도 없던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겠다고 황금 같은 토요일 오전 9시 반에 지각 한번 없이 성실이 학원행이다. 다행히 학원도 시원하니 올여름은 더위 먹어 헥헥 댈 일은 없을 것 같다.
내가 지원한 토요일반 바리스타 지원자는 6명.
공대졸업으로 관련업을 하는 젊은 애기아빠. 훗날 직장을 쉬고 카페를 창업으로 하려고 바리스타부터 하나씩 공부하고 싶다 했다. 커피를 좋아하냐니까 그건 아니란다. 그냥 직장이 힘들어서 보험으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놓으려는데 카페 창업에 관심이 생겨서 계속 알아보는 중이라 했다. 순간 점장님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내가 일하는 카페 점장은 누가 카페를 한다고 하면 뜯어말린다 했으니 그런 차원에서 깊이 생각해 보라고 ‘회사 안은 전쟁이지만 나오면 지옥이라고… 월급쟁이가 그나마 젤 안정적임을’.
아이가 둘이라는 아가씨 같은 젊은 엄마. 아르바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경력단절이 오래되어 카페 알바라도 하려면 바리스타 자격증이 기본으로 있어야 할 것 같아 공부하는 중이란다. 오지랖으로 아는 척을 하고 싶은 걸 참았다. ‘젊은 엄마~자격증 없어도 일머리 있고 손 빠르면 카페 알바취업 할 수 있어요!’라고.
엄마와 딸. 닮은 듯 닮지 않은 모녀. 대학생 딸과 함께 들어온 엄마는 나처럼 갱년기 때문인지 카페인 섭취를 못하는데도 딸과 함께 배움에 의미를 두고 접수를 했다고 한다. 딸 역시 카페 알바라도 하려면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시작. ‘글쎄 자격증 없어도 된다니까 그르네~ 여기는 자격증 소지자보다 경력자가 우선이라고 경력자.’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에서 유학온 외국인. 어쩐지 명찰이 영어라 뭐지? 했는데. 까만 머리 까만 피부 까만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매력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라길래 학생인 줄 알았는데 결혼해서 남편과 같이 유학을 왔고 남편은 박사 과정을 공부 중이라 했으며 심지어 두 딸이 있는 아이엄마였다. 한국말도 서툴러 수업진행이 될까 싶었는데 원장선생님은 외국인 학생이 처음이 아닌 양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로 능통하게 수업을 진행했다.
커피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니 배움이 재미있었다. 사람들과도 커피 정보얘기만 했다. 다들 내 나이에 카페 알바를 한다 하니 무척 놀라워했다. 나는 이것저것 재거나 겁먹지 말라고 조언했다. 시작부터 해서 일 못해 잘리는 경우가 있어도 이후로는 경력자가 되는 것이니 자신감을 갖으라 했다.
어느 정도의 이론 수업이 끝나면 커피기계인 머신을 다루는 법부터 샷을 내리는 방법까지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마감을 위한 머신기계 청소에서 관리, 간단한 수리까지 배울 수 있고 우유 스팀으로 하트 그리는 방법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냉장고에 900미리 우유가 항상 한가득 채워져 있었고 저걸 다 쓸까 했는데, 원장선생님은 아낌없이 제공해 주셨다. 다양한 라테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셨고 다양한 하트를 그리는 방법도 공유해 주셨다.
바리스타 시험은 1급 2급이 있다. 국가 자격이 아니고 민간 자격이라 종류도 다양하고 그래서 1급까지 취득하는 사람은 적다고 한다. 이론 시험과 실기시험으로 나뉘는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합격. 실기는 에스프레소 추출과 하트라테를 그려 내놓으면 합격이다. 실기는 복장 인사 청결 순서 마침청소까지 꼼꼼하게 준비를 해야 해서 독학으로 자격증을 따는 건 쉽지 않다. 일단 실기가 중요한데 실기실습을 학원에서 주도하고 감독관 역시 학원선생님들이 직접 하는 거라 학원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무튼 내 인생 버킷리스트에도 없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공부해서 당당히 2급 자격증을 획득했다. 그러나 저번에도 언급했듯 바리스타 자격증은 커피에 대한 약간의 관심, 시간, 돈, 체력만 있으면 누구나 딸 수 있는 자격증이니 관심 있는 사람은 도전해 보시길. 어렵진 않아도 자격증이라고 받고 나니 뿌듯하다.
아! 그 유학온 외국인도 자격증에 합격했다. 나는 필기시험을 88점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