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나의 알바 여름방학

by 역전하는 삶

3월 새 학기에 맞춰 시작한 알바가 어느덧 7월이 되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서 올 한 해가 어떻게 지났지는도 모르겠다.

동네 친구, 동생, 언니들은 잘도 버틴다며 대단하다 했고 더불어 짧은 시간이라도 일할 수 있음에 부러워했다. 집에서도 호기심에 시작해서 하다 말겠지라 여겼는지 지금까지 일하는 나를 다르게 보는 것 같다. 아르바이트 갈 시간이면 식사나 나갈 시간등 먼저 챙겨주었다.

그렇게 반년을 정말 오랜만에 바쁘고 정신없이 즐겁게 보내고 나니 7월 여름으로 접어들었다. 카페는 진작에 에어컨이 풀가동으로 작동이 되었고 땡볕더위에 카페로 피신할 필요 없이 돈 받고 피서한단 생각으로 즐겁게 일했다.


대학교내 카페는 방학이 되는 동시에 아르바이트생이 필요 없어서 방학기간 내내 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일하는 이 학교는 대학원 학생들도 많고 계절학기를 듣는 학생들도 많다고 여름방학에도 한 명의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하다했다. 계절학기를 듣는 학생이 많다는 말에 의아했는데, 내때 계절학기는 학점이 모자라거나 낙제자들이 듣는 수업으로만 여겼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하고 싶은 공부를 방학에도 해서 조기졸업을 하거나 복수 전공하는 학생이 많아서 방학 때도 놀고, 쉬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취업의 문이 좁은 탓에 어렵게 들어간 대학교에서도 아이들이 맘 놓고 쉬지 못하는 현실이 안쓰러웠다.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 남학생도 전공과 무관한 직업을 갖기 위해서 계절학기를 듣는다 했고, 또 다른 학생은 대학교를 삼수로 입학을 해서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에 계절학기로 학점을 받아 조기졸업을 하려 한다 했다. 카페 아르바이트는 수업시간 외 틈나는 시간에 하는 것이고 그 외 과외며 다른 일과 공부까지 참 부지런히 야무지고 계획성 있게 움직이는 아이들을 보니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팀장은 방학 때도 나와줄 수 있냐고 물었고, 둘째가 고3이긴 했지만 방학에도 아침 일찍 학원에 가 저녁 늦게나 들어오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실상 없고, 사람관계가 즐겁고 일이 즐거운 탓에 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이 많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방학인지라 하루에 2시간씩 일하면 된다고 했다. 2시간이면 나도 부담 없고 오후 미술수업에도 지장이 없어서 오히려 반가웠다. 이윤을 따지는 젊은 아이들은 점심 이후 2시간이면 카페 일에만 묶여 다른 개인생활을 할 수 없다고 꺼린다고 했다. 참 실속하나 끝내주게 챙기는 똘똘한 요즘 아이들이다.


어찌 되었든 고3 둘째 딸아이가 있어서 올해 여름휴가는 꿈도 못 꿨는데 이렇게 시원한 곳에서 여유롭게 일하고 있으니 다시 한번 박차고 나올뻔한 많은 일들을 견디면서 남아있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평상시면 엄청난 줄로 학생들이 바글거리는 시간인데. 방학이라고 학생들 없는 테라스가 이리 어색할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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