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것이 있다. 차량을 가져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특히 백령도처럼 접근이 제한적인 섬일수록 이 질문은 중요해진다. 나는 최근 백령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직접 이 과정을 겪었고, 예상보다 많은 정보와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글은 백령도에 차량을 선적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안내서다.
아래 사이트를 통해서 백령도 차량 선적과 비용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알수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해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차량 선적 가능 여부였다.
백령도행 여객선을 타고 차량을 함께 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여객선을 통한 차량 선적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천시청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확인된 사실이었다. 백령도 및 연평도 노선에는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일반 여객선이 없으며, 오직 화물선을 통해서만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여행 계획에 큰 수정이 필요함을 의미했다.
다행히 예외적인 선박이 존재했다. 바로 하모니플라워호다. 여러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통해 수소문한 결과, 이 배를 통해 일부 차량의 백령도 선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모니플라워호 외의 다른 선박, 예를 들어 고려고속훼리나 코리아프라이드호 등은 차량 선적이 불가하다. 같은 인천-백령도 노선이라도 선박 종류에 따라 차량 선적 여부가 달라지므로 사전에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하모니플라워호를 통한 차량 선적 비용은 차종에 따라 크게 다르다. 내가 이용한 경차 기준으로는 약 147,000원이었으며, 중형차는 200,000원, 대형차나 승합차는 300,000원 수준이다.
화물차량의 경우 더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1톤 공차 기준 294,000원이며, 적재 상태에서는 398,000원까지 비용이 증가한다.
또한 화물차량은 일반 차량과 달리 전화 예약이 필수이며, 적재물과 하역 비용에 따라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 예약은 1644‑4410번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실제 예약은 '가보고 싶은 섬'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진다. 출발지를 인천으로, 목적지를 백령도로 설정한 후 차량 포함 여부를 체크하면 하모니플라워호만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약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다. 차량 정보와 운전자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를 완료하면 된다. 다만 예약 후 차량 차종이 변경되면 재예약이 필요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약이 완료되면 터미널에 도착해 결제 내역을 제시하고 차량 선적 확인증을 받아야 하며, 이후 직원 안내에 따라 차량을 배에 실으면 된다.
차량 선적 비용과는 별도로 승선권도 구매해야 한다. 하모니플라워호 일반석 기준으로 대인 요금은 69,700원, 소아는 34,850원이다.
인천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 약 8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나 역시 인천 시민으로 등록되어 있었기에 15,200원의 요금으로 탑승할 수 있었다.
학생, 경로, 소아 등도 각각의 기준에 따른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유류할증료는 기본 요금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상황에 따라 별도 부과될 수 있으며 성수기나 주말에는 10%의 할증이 적용되기도 한다.
결국 나는 216,700원의 비용(차량 선적비 147,000원 + 일반석 요금 69,700원)을 지불하고 백령도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절차가 번거롭고 비용도 부담스러웠지만, 도착 후 차량을 가지고 자유롭게 섬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백령도는 대중교통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차량이 있으면 여행의 질이 확연히 달라진다. 단순히 풍경만을 보는 여행이 아니라, 그 풍경 속으로 직접 들어가 체험하는 여정이 될 수 있다.
차량 선적, 처음이라 망설여질 수 있으나 한 번 경험해 보면 그 매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