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주 오래된 USB 하나를 서랍에서 발견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대학교 졸업 즈음 친구들과 여행 갔다 찍은 영상들이 들어 있었던 듯하다.
그 시절엔 스마트폰보다 디지털 캠코더가 더 흔하던 때였으니까. 설레는 마음으로 영상을 재생해보려 했지만, 내 컴퓨터는 고개를 저었다. 재생 불가. "코덱이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무심히 떠 있었다.
순간 머릿속에 딱 하나 떠오른 이름. "곰플레이어."
<아래 주소로 곰플레이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곰플레이어(gom player) 다운로드 - 무료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 Utility store - 유틸리티 스토어
곰플레이어. 정말 오랜만이었다. 학창 시절엔 거의 모든 영상은 이걸로 봤던 것 같다. 인터넷 강의부터 영화, 친구들이 보내준 짤막한 영상들까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유튜브나 OTT에 익숙해지면서, PC에서 직접 영상을 여는 일이 줄었고 자연스레 곰플도 잊혀졌다. 그런데 다시 설치해서 실행해보니, 참 반가웠다.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
설치는 아주 간단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하고 몇 번 클릭하니 금세 끝났다. 광고성 툴바가 중간에 하나 끼어들었지만, 그건 눈치껏 건너뛰면 그만이었다.
프로그램을 실행하자 익숙한 오렌지색 로고와 깔끔한 인터페이스가 반겨주었다. 과거의 기억 속 곰플레이어와는 사뭇 달랐다. 훨씬 정돈되고 세련된 느낌.
문제의 캠코더 영상은 AVI 형식이었다. 요즘 기본 동영상 앱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포맷인데, 곰플은 아무렇지도 않게 바로 열어주었다.
심지어 영상이 시작되기까지 걸린 시간도 1초 남짓. MKV, WMV, MP4, MOV 등 다양한 형식의 영상도 차례차례 테스트해봤는데, 모두 문제없이 재생되었다.
예전엔 코덱 따로 설치하느라 애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그런 번거로움이 전혀 없었다.
가족들과 함께 찍은 영상 중에는 오래돼서 음성이 뭉개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자막을 입혀 보니 한결 보기 편해졌다.
자막 파일을 드래그해서 올려놓기만 하면 자동으로 인식하고, 타이밍도 거의 완벽하게 맞췄다. 더 놀라운 건 곰플 자막 검색 기능.
내가 따로 자막을 구하지 않아도, 프로그램 내에서 알아서 찾아주는 점은 정말 감탄스러웠다.
기능을 살펴보다 보니 예전엔 몰랐던 편리한 요소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줄 때, 재생 속도를 0.75배로 천천히 설정해주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지는 느낌이었다.
영상의 특정 장면을 이미지로 저장하는 것도 가능했는데, 가족 여행에서 해변을 걷는 장면을 캡처해 배경화면으로 지정해두니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VR 영상 지원. 처음엔 별 기대 없이 클릭해봤는데, 마우스로 시야를 돌리며 감상하는 360도 영상의 몰입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물론 아직은 실험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이런 기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곰플의 가능성이 느껴졌다.
곰플레이어가 무료라는 점도 장점이지만, 내가 이 프로그램을 다시 쓰게 된 진짜 이유는 사용자 입장에서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인상 때문이었다.
영상 종류가 워낙 다양해진 요즘, 어떤 파일이든 편하게 재생하고 자막을 자동으로 맞춰주며,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도구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든 기능들이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곰플은 단순한 미디어 플레이어를 넘어서 일상 속에서 필요한 '툴'로 자리 잡은 것 같다.
이번에 곰플레이어를 다시 설치하고 사용하면서, 단순히 옛 추억을 되새긴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내 생활에 정말 필요한 도구 하나를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기술은 발전했고, 사용자 환경도 바뀌었지만, 곰플은 여전히 거기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혹시 나처럼 오랜만에 옛 영상 파일을 꺼내보고 싶은 분들, 혹은 자막 지원이 잘 되는 영상 플레이어를 찾고 계신 분들께 곰플레이어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그 느낌을 직접 경험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