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하루

우리

by 강예이

비 내리는 날엔
눈물을 뿌려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를 지독히 사랑해서
나처럼 그 누군가를 떠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깨진 술잔에
함께 고독과 위로를 담은 소주 한 잔 나누자는
그런 말을 내뱉을 방법을 몰라
굳게 다문 입과
굳게 감은 눈으로 부어버린 소주 한 병
피로 결합된 쓰디쓴 이슬에
모두가 모두를 사랑할 수는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스쳐가는 무전기 소리
나이 많은 노인의 발걸음 소리에 어울리는 손전등과
컨테이너 박스에 잔혹히 가둬두는 사람들의 눈이 창틀에 닿아버리고

고개에 깊게 맺힌 디스크와
밤중에도 갈증으로 시달리는 통증에
새벽녘 도둑들의 세상이 끝나갈 때쯤
어찌 공 들여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까

땀 한 방울에 어찌
눈물 한 방울에 어찌하여..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오늘은 날이 어두워서 날 그렇게 바라보나요
어제는 날이 화창했는데 말이죠
눈이 오고 우박이 내려야만 내가 아득히 날아갈 수 있을까요
당신을 아프게 했다면 미안해요

혹여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내 침묵과
우둔이 서 있는 나의 모습과
당신과 말을 할 수 없는 나의 일생 때문이겠죠

하지만 풀썩 주저앉는 사람이 되어갈수록
나의 뇌리에 맴도는 사랑하는 사람들
그래서 나도
거뜬은 못해도
다시 일어나 봐야겠다

조금은 일어나 보고 괜찮으면
조금씩
조금씩
삶에 덧칠을 해보아야겠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