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숙이고 싶습니다
내 모자가 어둠을 숨 쉰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검은 빛깔 쿤스트 하우스
내 모자에도 검은 때와 함께 박혀 있는 쿤스트 하우스
양키스와 지구를 받치는 슈퍼맨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색 내가 묻히고 싶은 색 조용히 나무를 심고
그 옆에 누워 내 마음속 하늘은 이런 색인가 싶은 검은색이 담긴 내 모자
머리숱이 문제랴 항상 내 눈을 검게만 지나지 않게 만들고
저기 저 지나가는 모자와 마스크 쓴 행인 묘하게 동질감이 느껴지며
저 사람은 나보다 더한 아픔이 있는 사람일까 모자야
그저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웃는 척하는 게 힘든 탓이라
앞으로 쓰면 눈물을 감추고 조금 나아졌을까 하면 뒤로 써
까불이 촐랑이 골목을 누비는 소년처럼 보일 것 같은 기분
그렇기에 내 머리는 더욱더 검해지는 것이다
햇빛을 받지 못해 시들어 검해지는 찔레꽃 마냥..
조금의 분노도 조금의 학질도 나는 안 되는 사람
깊은 욱 한 면에 담긴 붉음조차 나는 못 내뱉는 사람
눈물도 푸른빛이 띤다면 나는 못 흘리는 사람
내 화들짝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해가 뜨는 쪽으로 뛰어가려던 마음에도
나는 내 모자가 어둠을 숨 쉰다는 것을 알아버린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