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나요
거울을 보니, 웬 이방인 한 명이 서 있다.
가냘픈 눈은 눈썹의 무게에 못 이겨
그 하찮음에 스르륵 웃음을 짓는다.
저 입은 얼마나 많은 말들에 시달렸길래,
저 주름은 누구를 위한 대가였기에,
그는 거울을 보며 생각한다.
나는 누구를 향한 긍휼이었을까
결국 나는 나의 빛을 잃어버렸고
매번 똑같은 결말이었지만
나는 지금도 나의 소망이
모두가 꿈꾸는 여명이 되길 바라고
매번 똑같은 웃음이었지만
실없이 서로를 보며 웃던 우리는
실 없이 걸어가는 바늘이 되었고
아무 쇠함은 그저 사치였던,
잔디에 쓸린 상처는 그저 추억이라 여겼던,
언제나 나의 높이에 있어주었던 너희들은
이젠 서로 다른 각자의 높이에서
함께 녹슬어가고 있구나.
거울을 보니, 웬 이방인 한 명이 서 있다.
가냘픈 눈은 눈물의 무게에 못 이겨
그 허망함에 스르륵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