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영웅인 이유
B급이나 정신 나간 안티 히어로 전문가인 제임스 건은 놀랍게도 한없이 착한 정통 슈퍼 히어로 슈퍼맨을 정석대로 적당히 괜찮게 만들었다.
비록 영화의 각본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조금 뻔한 감도 있지만 슈퍼 히어로의 활약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꽤 기분 좋은 경험이다. 액션도 비록 맨 오브 스틸의 박력과 속도를 능가한 건 아니지만 절대 나쁜 액션은 아니고 꽤 재밌다. 오히려 액션의 다양성은 다양한 능력의 초인들 덕분에 맨 오브 스틸보다 풍부하다.
슈퍼맨의 맨(Man)을 강조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다. DCEU와 인저스티스의 폭력적인 슈퍼맨이나 홈랜더, 더 보이의 소년, 센트리, 이카리스 같은 타락하거나 불안정한 슈퍼맨류 빌런들이 요즘 난립했다. 이번 슈퍼맨은 다람쥐 목숨도 소중히 여기는 선인이다. 영화에서 슈퍼맨은 단순히 착한 것을 넘어 희망임을 강조하는데 이게 꽤 감동적이다. 자한푸르에서 깃발을 든 아이들과 시민들이 슈퍼맨을 찾는 씬은 슈퍼 히어로 팬이자 영웅을 믿고 싶은 사람으로서 눈물이 날 뻔했다. 이에 다른 히어로들이 반응하는 것도 지구의 희망이 슈퍼맨 말고도 많다는 것으로 읽혀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이번 슈퍼맨이 친근함을 강조하고 DCEU 슈퍼맨처럼 후까시를 크게 강조하지 않지만 그래도 멋있는 씬들과 숏이 꽤 많다. 안개와 빛 속에서 몸을 드러내는 슈퍼맨, 다양한 히트 비전 액션, 아이를 멋지게 구하는 씬 등 인상 깊은 쿨한 씬들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슈퍼독 크립토는 호불호가 갈리는데 나는 꽤 좋게 봤다. 듣던 것보다 막 뇌절을 해서 거슬리게 하는 것도 없었고, 귀엽고 활약도 좋아서 사랑스럽다. 실사 히어로물에서 이런 초수 사이드킥은 흔치 않은지라 나름 신선한 느낌도 받았다.
아무튼 DCU의 진정한 시작인 슈퍼맨은 안정적인 스타트이자 이 새로 탄생한 거대 세계관을 기대하는데 큰 역할을 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