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올챙이 실종사건.

설마... 누가 이 물을 마시겠어?

by 좌충우돌 산장일기


산장 정원 한가운데에는
작지만 나름 ‘연못’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그 안에서 개구리 한 마리가 밤새 모든 손님을 깨울 정도로

요란하게 울어댄다.


"이 눔!"


하고 보면,
손톱만큼 아주 작은 녀석이다.


“이야, 네 목청 부럽다!”



며칠 전부터 아이들이

‘올챙이 잡기’ 놀이에 푹 빠졌다.

바지 밑단이 젖어도 연못에 풍덩 빠져,

뜰채로 올챙이를 잔뜩 올려

페트병에 담는다.


병에 각자 자기 이름을 적고,
모여서 하루 종일 들여다보며

관찰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독 이름을 안 쓰는 녀석이 있다.


“승빈이 너엇!”


다그쳐보지만,


"난, 안 써! "


청개구리처럼 말을 안 듣는 이 녀석.


"그래, 뭐, 흙탕물에

올챙이가 담긴 이 물을 누가 마시겠어?"


연못222.jpg





그 ‘설마’가 진짜가 되어 버렸다!


“으아앙~~~~!
누가 내 올챙이를 먹었어!”


정원이 떠나가라 울부짖는 승빈이,
놀라서 뛰어나가 보니,

사연이 기가 막혔다.


내용인 즉,

승빈 아빠가 올챙이가 담긴 페트병이 더러워
올챙이를 꺼내 깨끗한 통에 담아 싱크대 위에 올려놓고 외출을 했단다.


잠시 후,

그런 상황을 모르는 승빈 엄마는
‘보리차인가 보다.’

올챙이가 담긴 그 물로 15개월 된 승빈 동생의 분유를 타서 먹였다.

다 먹이고 나서야.


'응? 보리알이 좀 이상하게 생겼네...?'


아님, 분유 자체에 문제가 있나 싶어 분유통 안을 샅샅이 살폈단다.

그리고 잠시 후 진실이 밝혀지는데...!





올챙이가 담긴 물을 살짝 끓여서 분유를 탔으니...


승빈 엄마는 아연실색,
승빈 아빠는 말이 없고,
그 옆에서 승빈이는
“내 올챙이 내놔!

하며 울고 있었던 것이다.


'승빈이 이 눔, 내가 진즉 이름 쓰라 했지, 이이 그!'





2호 지수 엄마는 일단 진정하라고

수박을 썰어 정원에 가지고 나왔다.


올챙이 실종 사건에 울고 불고하던 승빈은

수박을 보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올챙이 같은 까만 씨를 파며 맛나게 먹는다.


"승빈아,

네 동생이 올챙이 물 먹었대!

그렇게 맛나게 수박을 먹을 때가 아니야."


내가 말하니 짐짓 더 손가락으로 까만씨를 파면서 먹는다.

좀 전까지 울던 애 맞어?


하긴,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들었는데 뭐,


"우리 승빈이 맛나게 먹어~

이이 그, 이 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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