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7월 리추얼 하루를 매듭짓는 <주 3회 저녁 달리기 x 글쓰기> ⑧
7월 27일(화) 달리기
20분 연속으로 달렸다. 우와!!!!!!!!
-
오늘은 자체 쉬는 날. 잠시 나갔다 와서 낮부터 쉬는데 일 연락이 와서 잠시 일하긴 했지만..(!) 암튼 그래도 몇 시간 푹 쉬었다. 쉬다보니 오늘은 집앞에서 안 달리더라도 누군가와 같이 달려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언젠가 같이 달리자던 파랑님에게 연락을 해서 약속을 바로 잡았다.
10시, 응암역에서 만나 준비운동을 같이 했다. 발목, 무릎, 허리, 팔, 목 그리고 다시 다리를 꼼꼼히 풀어줬다.
“천천히 뛰어요. 천천히. 7분 30초 정도로 뛴다고 생각하며 달립시다.”
달리기 시작! 파랑님이 달리며 대화를 하려 했는데, 순간! 나는 내 체력에 자신이 없어서, 말을 해도 될까! 싶었다. 하하.
“제가 체력을 아껴야 해서 말을 잘 못 할 거에요!ㅋㅋㅋ”
“그럼 그냥 저 혼자 말할테니까 들어요~”
“ㅋㅋㅋ라디오네요 네 ㅋㅋ”
파랑님은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도 오늘 하루 어땠는지 말하고 싶었는데... 체력상 그러지 못 했다. 물론 말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어서 추임새도 넣고 대화를 하면서 달렸다.
달리다보니 집 근처 불광천까지 어느새 다다랐다. 이제 멈추나 했는데, 연화님이 여기서 다시 응암역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오... 10분 정도 달리고 쉬려던 나의 생각은 안녕 – 계속 같이 달렸다. 호흡이 가빠졌지만 그래도 대화도 조금씩 같이 했다.
“천천히~ 천천히~”
“잘하고 있어요~”
“거의 다 왔는데요!”
파랑님이 옆에서 해주는 이런 말들이 힘이 났다. 15분이 지나니까 윗배 쪽이 아팠는데, 그 부분이 아픈 건 또 처음이었다. 그래도 천천히 달렸다. 멈추니까 처음 출발했던 곳이었다.
“와, 제가 20분을 달렸네요? 파랑님 덕분이에요!”
파랑님은 오히려, 자신도 요즘 달리지 않았는데 같이 달려서 이렇게 20분을 달렸다고 말해주었다. 혼자서는 더 빠른 페이스로 달리는 체력인데도, 그렇게 말해주어서 고마웠다. 고마운 러닝메이트와 편의점을 가서 음료수를 쏘고(ㅋㅋ) 잠시 수다를 떨다가 집으로 왔다.
혼자 달리면 오가는 시간 합쳐서 짧으면 30분 길면 50분 정도 밖에 있다가 왔는데, 오늘은 지하철타고 응암역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해서 1시간 반 이상은 소요했다. 그래도, 그럼에도 이렇게 20분 달리기도 하고!
20분 연속 달리기는 다음주에나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성공해서 기분이 좋다. 오늘은 바람도 많이 불고 선선했다.
(천천히 달렸더니 페이스가 8로 나오네요...!)
+
오후엔 상담을 다녀왔다. 이제 네 번째 상담. 거의 두 달 전 처음 선생님을 만났을 때와 아무래도 다른 느낌은 들었다. 상담 시작하면서부터 한 이야기는 달리기였다.
“선생님, 요즘에는 달리기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제가 2주 전에도 달리기 이야기 했었나요? (네 했어요~) 주3회 정도 달리는데, 점점 달리는 시간도 늘고 제 체력도 늘고 있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밤에 달리고 오면 너무 뿌듯하고, 그 시간 자체에 집중도 하게 돼요.
그리고 달리고나서 글을 쓰고 인증을 하거든요. 그 인증글을 올리는 것까지도 좋아요. 다른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는 걸 보는 것도요. 누군가 내가 이렇게 달리고 있다는 걸 그리고 달리거나 달린 이후에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는 걸 읽어준다는 게 힘이 돼요.”
상담을 마무리할 즈음, 선생님은 “보라씨는 보라씨만의 일상을 영위해나가면 되니까요. 아까 말한 것처럼 달리기도 하고요 그쵸? 잘 하고 있어요. 글도 계속 쓰고, 일도 하면서요.”라고 말했다. 끄덕끄덕.
-
오늘의 정리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일이 있어도 마음의 맷집을 계속 키워나가며 견뎌내야지. 나는 이제껏 해왔던 것처럼 다 감당할 수 있다.
-체력도 이렇게 조금씩 계속 키워가야지. 꾸준히 달리자.
[인증글 올리며 썼던 멘트]
오늘 20분 달렸습니다�♀ 그 순간을 떠올리며 쓰다보니 길어졌어요 글이 ㅎㅎ
달리고 글쓰고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오늘 함께 달린 친구 덕분에 20분을 달렸지만
그동안 계속 이 리추얼을 통해 달려왔기에 가능한... (수상소감 같아요 ㅜ ㅋㅋ 첫 20분 달리기의 기쁨..)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상민님 그리고 함께 리추얼하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넘넘 기쁜 7월 27일 화요일 밤! 오늘 느끼셨던 기쁨과 감사와 뿌듯함, 마음속에 꾹꾹 잘 새기시구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소중한 하루하루 보냅시다아~!! 기쁜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속도와 관계없이 딱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쉬지않고 처음 달렸을때의 기쁨은 말도 못하죠 축하드려요 우리 더더 신나게 달려요���♀
-보라님의 수상소감을 들을수 있다니 넘나도 영광이라구여(보라님 트로피
여기여�ㅋㅋㅋㅋ)보라님 10분 안쉬고 뛰실때부터 해내실거라는 느낌이 퐈퐉 왓는뎁 그래서 인지 오늘 글도 평소보다 즐거움과 후련함이 느껴져서 제 마음까지도 그렇게 되는거 같아요♥
-20분 완주 너무너무너무너무 축하드려요������ 정말 수상소감 같아서 저까지 괜시리 기분이 이상하네요 ㅋㅋㅋㅋ 20분이란게 일상에서는 휘리릭 지나는 짧은 시간인데 아마 지난 밤 보라님의 20분은 의미가 남달랐겠죠. 함께 뛰어준 러닝 메이트의 존재도 큰 힘이 됐겠고요.
-그럼요 보라님 다 할 수 있어요!! 늘 해왔던 것처럼 � 저희 오래 보아요. 오래오래 함께 달려요 :) 그리고 20분 완주도 너무 축하드려요��
-저는 처음 리추얼 시작하기 전에, 20분이면 뭐-커피 한 잔 호로록 하는 시간 아닌가!했었는데, 막상 달려보니 20분은 커녕 10분도 쉬지 않고 달리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인지 보라님의 20분 달리기가 더 멋지고 부럽습니다,
이 글을 올리는 7월 31일의 메모
4일 전의 기록인데 아직도 설렌다. 20분 연속으로 처음 달렸던 날. 20분 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는데, 달려서 더 기억에 남고 뿌듯한 것 같다. 소중한 기억이다.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무덥지만, 바람이 불어서 좋았던 7월 27일 여름밤 그 순간이.
달리고나서 인증글을 올리고, 축하받았던 그 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