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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라 Jan 30. 2022

기차를 타고 고향에 온 하루를 기록해보았습니다

[구보라씨의 일일] 1월 28일 KTX, 창원, 인스타, 티비, 유튜브

29일에 써보는 28일의 기록. <댕뇨일기>(배태랑, 2019, 기록의 형태)를 읽고 하루를 기록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책에 대한 글도 따로 올려보겠습니다!

     



7시 20분쯤 알람 소리에 일어났습니다. 정말 일어나기가 싫더라구요. 늦게 잤기 때문에... 그러다 25분이 되었고, 마음이 다급해졌습니다. 왜냐하면 8시 25분 기차를 예매해뒀기 때문입니다. 7시 45분에는 밖으로 나가서 지하철을 타야 했습니다.                  

   

애초에 잠들 때부터, 머리를 감고 가는 건 제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원래 좀 강박처럼 매일매일 머리를 감습니다. 그러나 어제같은 날은... 머리를 감고 나가기엔 시간이 없기에 감지 않았습니다. 부랴부랴 캐리어 짐을 마저 챙기고, 백팩에도 노트북이랑 어댑터 등을 주섬주섬 넣었습니다. 캐리어에는 달리기 복장이랑 책이 8권 정도. 백팩에는 노트북, 아이패드, 책 한 권이 담겼는데 꽤나 무거웠습니다. 가져간 책을 과연 다 읽을 것인지, 스스로도 조금 확신이 들진 않았지만 막상 갔을 때 읽을 책이 없을까봐 그게 걱정이 되어서 가득 챙겼습니다.           

버스를 타고 증산역으로 가서, 증산역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 그곳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으로 갔습니다. 시간을 보니 8시 11분에 서울역에 내렸습니다. 그럼 기차타는 플랫폼까지... 다소 빠듯했습니다. 공항철도는 그곳을 빠져나가는 데에만 10분이 걸리니까요.          


역시나, 예상대로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평소라면 시간이 없을 땐 에스컬레이터에서 왼쪽편으로 걸어서 올라가곤 합니다. 그러나 어제는 캐리어를 들고 있어서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폰 시계를 보면서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하염없이 올라갔습니다. 아마 6개 정도는 탄 것 같습니다. 그리고나서 기차에 탑승한 시각이 8시 24분. 와우. 출발 1분 전이었습니다. 1호차였는데 1호차까지 갔다간 놓치겠다 싶어서 3호차에서 타서 열차 안에서 걸어갔습니다.                     


평소엔 기차에서 팟캐스트를 듣고, 유튜브를 보고 책을 읽습니다. 아, 물론 인스타그램도 봅니다. 어제는 인스타그램에 ‘1분 전 탑승’ 이라고 스토리를 올리고, 그리고나서 졸려서 수면안대를 쓰고 잤습니다. 수면안대를 챙겨온 건 처음이었는데, 세상에.. 꿀잠을 잤습니다. 11시 3분마다 먹는 약이 있어서 그때 알람 소리에 깼습니다. 창원중앙역 도착이 11시 10분. 알람 소리를 못 들었다면... 역을 지나쳤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또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내렸습니다.                     


아침에 머리도 안 감고, 아침도 못 챙겨먹고 나와서 힘이 없었습니다. 역이랑 집이 매우 가까워서 버스 몇 정류장만에 도착했습니다. 아, 근데 창원의 버스는 정말정말 난폭합니다. 타 본 사람들은 알텐데 정말 심각합니다. 창원 버스와 서울 버스를 비교하면... 서울 버스는 걸어가는 수준이랄까요. 정류장 사이사이 거리가 짧으면 서행해서 가도 충분한데, 그 짧은 거리에도 급출발, 최대 속도 그러다 급정거를 합니다. 사람이 타자마자 출발합니다. 서울 버스는 사람이 타고 앉을 때까지 지켜보다가 가곤 합니다. 물론 아닌 버스도 있겠으나 열에 여덟 정도는 그렇습니다. 창원 버스는? 열에 열이 급하게 난폭하게 달립니다... 이 이야기는 정말 더 길게 쓸 것 같아서 일단 여기에서 멈춥니다.                


내려서 8분 정도 걸어야했는데 얼른 집에 가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집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캐리어를 들고 5층까지 올라서 드디어 집 도착.                

     

아빠가 만들어둔 반찬 그리고 불고기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집에서 편안히 먹는 밥.          

           

그리고나서 티비를 좀 더 보다가, 다시 누웠습니다. 기차에서 2시간 넘게 잤는데, 애초에 5시간 반 정도 잠을 자선지... 피로해서 또 잠들었습니다. 2시간 넘게 잤습니다. ‘오늘 많이 피곤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예전회사 후배랑 30분 정도 통화를 했습니다. 최근에 책을 냈는데, 그와 관련해서 더 이야기 나눌 일이 있어서 이야기를 이것저것 했습니다.                     


몸은 창원에 있는데, 서울에 있는 사람과 통화할 땐 뭔가 조금 생경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그리고나서... 거의 6시가 되었는데 책을 좀 본 것 같습니다. 아!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제는 총 네 편을 올렸네요.     

                

낮잠 자기 전 하나 https://www.instagram.com/p/CZQp7pKFZa9/?utm_source=ig_web_copy_link      

저녁에 두 개      

https://www.instagram.com/p/CZRMARJljRn/?utm_source=ig_web_copy_link     

https://www.instagram.com/p/CZRMwGtlOQP/?utm_source=ig_web_copy_link          

자기 전, 밤에 하나      

https://www.instagram.com/p/CZRukE3P0Bk/?utm_source=ig_web_copy_link                    


솔직히 더 쓰라면 더 쓸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쓰고픈 게 언제나 많습니다. 그걸 다 쓰지 못 하는 것일뿐. 어느 순간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질 때도 있고, 며칠 전의 에피소드나 그때 읽던 책, 그날 만난 사람들 등등. 언제나 쓸 거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쓰고싶은 것에 비해 쓰는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요. (하하..)


어제 같은 날은 각잡고 쓴 게 아니라(제게 각잡고 쓴다는 건, 지금처럼 노트북을 펼치고 책상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쓰는 글을 의미합니다) 기대어서 폰으로 썼습니다.                     


왜냐하면 ‘나중에 쓰자’라고 그동안은 미뤄오곤 했는데, 최근들어 든 생각이 ‘책을 다 읽지 못 해도 지금 쓰고픈 말, 공유하고픈 말이 있으면 쓰자’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는 또 그때에 더 하고픈 말을 덧붙이면 되니까요. 그때그때마다 잘 기록을 해두어야, 나중에도 생각납니다.     


지금 이렇게 기록을 적어보는 건 <댕뇨일기>를 읽다가 ‘와... 나도 하루를 몇 문단으로라도 이 책의 저자인 배태랑 작가처럼 세세히, 남겨보고 싶은 일화든 대화든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했다'로 쓰는데, <댕뇨일기>처럼 '~했습니다'로 쓰니까 뭔가 독자에게 말을 거는 것 같고, 좀더 편하게 술술 써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 어제로 돌아가서, 저녁 7시 반쯤엔 아빠가 집에 왔습니다. 평소보다 1시간 일찍 퇴근했다고 합니다. 저번에도 제가 온 날 그랬는데, 아마도 저를 한 시간이라도 더 일찍 보려고 그런 것 같습니다. (하하)                    

아빠랑 티비 보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입술을 뜯는 버릇이 있는데 아빠가 계속 그걸 지적했습니다. ‘나중에 안방 가서 뜯어야지’ 생각했습니다. 그 외에도 쇼파에 좀 자세를 안 좋게하고 앉아있었는데 그것도 아빠가 뭐라하고... 다 뭐 저를 생각해서 하는 맞는 말이라서. 자세를 고쳐 앉곤 했습니다.         


아빠랑 뉴스도 보고, 예능도 보고 그러다 EBS 다큐프라임도 보고 졸려서 방으로 왔습니다.                     

밑미라는 플랫폼에서 한 달동안 명상하는 리추얼을 신청했었는데 어제가 마지막날이었습니다. 그리 성실히 명상을 하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머쓱했지만 그래도 마지막날이니 해보았습니다. 하고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아까 위에 썼던 네 번째 인스타 글도 올리고, 그리고는 무얼 했냐면 책을 읽을까 했으나...         


요즘에 너무나도 빠져있는 유튜브를 봤습니다. <자취남>. 자취남 이야기는 또 따로 더 써야할 것 같습니다. 여튼, 몇 편 보다가 눈이 아파져서 노트북을 끄고 잤습니다.             

        

자기 전에 뭔가 더 막 보고싶고, 자고 싶지 않은 상태가 며칠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유튜브 때문인지... 이렇다는 걸 자각은 하고 있어야겠습니다.                     


1월 28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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