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보라 Mar 19. 2022

처음 써보는 기획취재일 에세이(1)

"경직된 어투의 보고서라도, 지금 읽으니 새삼 새롭다"

처음 써보는 기획취재일(안식일) 에세이 2016.02.04.-2016.02.05    


기획취재일이었던 2월 4일과 2월 5일에 대한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 그 사이 또 꽤 긴 설 연휴가 있었기에 안식일과 연달아서 함께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서울에서 이틀간, 일하는 친구들 찾아가거나, 여유롭게 책을 읽고 싶었지만 설 연휴 직전 이틀이다보니 ‘차가 막히지 않는다’, ‘기차표가 아직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첫 날인 2월 4일에는 전주를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고속터미널에서 9시 버스를 타기 위해서 출근 때보다도 더 빨리 일어나서 작은 가방 하나 멘 채로 지하철을 탔습니다. 7시 50분쯤이었는데, 출근하던 시각보다 빨라선지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지친 얼굴, 졸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여행을 위해 지하철을 타고 있다는 생각에 왠지 학생 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들었던 생각. ‘미래가 보이지 않는 백수였다면, 이렇게 여행 가는 게 절대로 마냥 즐거울 수는 없겠지’ 싶었어요. 학생 때에는 전주국제영화제 때문에 매년 5월 전주를 찾곤 했는데, 다른 계절인 겨울에 찾으니 새로웠습니다.      


4년 만의 전주. 도착하자마자 유명한 칼국수를 먹고, 한옥마을을 돌아보고 카페도 가고, 가장 좋았던 건 삼천동 막걸리 골목에 위치한 ‘용진집’에 갔던 것입니다. 처음 2만원으로 막걸리를 한 주전자 시키면 테이블 가득히 스무 개 정도의 안주들 덕분에 푸짐하고 행복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40분부터 오후 9시 버스 탈 때까지 10시간이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알찼던 전주여행이었습니다~                     


                                   



<2022년 현재의 코멘트> 


처음 제출하는 에세이여선지 경어체를 쓰고 있다. 이때 사귀던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다녀왔었다. 전주에서의 시간이 세 번째 문단에 응축되어있다. 


'도착하자마자 유명한 칼국수를 먹고, 한옥마을을 돌아보고 카페도 가고, 가장 좋았던 건 삼천동 막걸리 골목에 위치한 ‘용진집’에 갔던 것입니다.' 지금이라면 이렇게 길게 문장을 쓰지 않을텐데, 이 생각도 들었다. 


'도착하자마자 유명한 칼국수를 먹고, 한옥마을을 돌아보며 카페도 갔습니다. 삼천동 막걸리 골목에 있는 '용진집'에서의 시간이 가장 좋았습니다' 이 정도로 쓰지 않았을까. 당시의 나는 문장이 짧지 않고, 만연체에 익숙했던 것 같다. 대학 시절의 버릇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여튼 2월 기획취재일 그 시간이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사진으로도 남아있는 당시의 추억. 이 글 외에는 남아있는 기록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좀 경직되어있는 보고서일지라도, 읽으니 새삼 새롭다. 아, 이 보고서는 2월 보고서 중 일부다. (2)도 올릴 예정이다. 


작가의 이전글 기차를 타고 고향에 온 하루를 기록해보았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