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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시대의 입춘대길(立春大吉) 의미

by 피터정

입춘을 맞아 오랜 친구들 4명의 단톡방에 한 친구가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문구를 공유했다. 봄을 맞아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는 의미다.


나는 '입춘대길(立春大吉)에 이어서, 모든 일이 뜻대로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의미로 '만사형통(萬事亨通)'이라는 답글을 공유했다. "이런 전통식 인사도 좋네?"라는 글도 공유했다.


이어서 다른 친구들도 "모두 건강하고 따듯한 봄날에 보자", "오케이"로 4명 모두 봄맞이 인사를 했다.




나는 어릴 때 이 친구들과 함께 서울의 성북동에 살았다. 집 주변에는 절기상 이맘때면 대문에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문구를 한지에 붓글씨로 적어 붙인 집이 많았다. 대부분 할아버지가 함께 사는 집들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런 전통은 계절의 변화가 중요시되던 농경사회에서 시작되었다. 산업시대인 지금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경기도 1기 신도시는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상태로 봄을 맞이하고 있다. 대문에 한지에 붓글씨대신 온라인에 공유되는 '입춘대길'인사로 2025년의 새봄을 맞이하고 있다.

농경시대에는 대문에 한지와 붓글씨로, 산업시대에는 디지털방식으로 온라인에서 입춘대길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런 전통은 과거의 추억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 된다.


비록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졌으나, 오늘 오랜 친구들과의 입춘대길 인사로 봄의 온기와 마음의 여유가 느껴진다.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우리의 삶은 변해가지만, 입춘대길 이외에 다른 절기도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전통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절기에는 지인들에게 '해당절기에 맞는 인사글'을 먼저 공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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