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에 직업 갈아타기

by 피터정

최근 미국에서 무인택시를 타보고 운전자가 투명인간으로 대체된 느낌을 받았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운전하는 주체는 있다는 것을 통해서 AI의 발전이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시대적 변화로 다양한 매체에서 AI시대에 사라질 직업들이 공개되고 있다. 현재까지 각광받는 직업들도 변화의 흐름을 비켜가지 못하고 사라질 운명에 놓여있다. 그러나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체감하지 못한다. 사라질 직업들에 포함된 사람들도 아직은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냄비 속 개구리가 점점 오르는 물의 온도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직업이 없어질 때까지 버티다가 없어지면 새로운 직업을 찾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하루라도 빨리 다른 직업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직업을 바꾸는 것을 "직업 갈아타기"라고 한다. 이것은 현재 직업에서 다른 직업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을 바꾸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변화하는 것도 직업 갈아타기와 유사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나는 직업 갈아타기를 2번 해서 3가지의 각각 다른 직업을 경험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나의 첫 번째 직업은 기업의 연구원이었다. 한 회 사의 한 부서에서 15년 이상을 근무하고 창업을 위해서 퇴사했다. 퇴사한 다음날 세무서에서 내 이름이 대표자로 적힌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았다. 회사를 내가 목표한 궤도로 세팅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렸다. 이후 2년 만에 서울에 월세가 아닌 지식산업센터 자가사무실과 타 지역에도 사무실을 마련해서 운영했다. 주 1회는 2박 3일 지사에서 일하며 4년 정도 정신없이 일했다. 이후 법인으로 전환해서 개인회사에서 주식회사로 형식이 바뀌었다. 자연스럽게 공식호칭도 사장에서 대표이사로 바뀌었다.


법인회사는 반드시 대표이사를 하지 않아도 회사경영에 참여하는 방법이 많이 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내가 관심을 가진 방송인들 때문이다. 이들은 방송활동을 하는 연예인으로만 알았는데, 실제로는 회사의 대표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내 경우도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매체를 통해서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나름대로 정의해 보았다. 유튜버로 시작했지만, 유튜버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국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프리랜서 아나운서와 다른 일들을 병행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실 공중파 방송국 아나운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직업이다. 정년까지 가지 않고 스스로 한창 젊은 나이에 프리랜서를 선택하기까지 고뇌가 많았을 것이다. 누구나 그런 선택을 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행한 것은 큰 변화를 선택한 것이다. 사실 성공의 정의도 모호하다.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해도 자신의 목표달성하기 위한 실행을 한다면 그 또한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 뮤지엄에 갔다가 그 장소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시니어 모델들을 본 적이 있다. 60 전후의 남성 모델들 인 것 같은데, 보기 좋았다. 따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그들도 이전에 다양한 경력이 있었을 것이다. 직업의 특성 때문인지 모두들 표정이 밝았다.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드러커는 말했다. "세상에서 변화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한다는 그 사실 자체다." 변화에 편승하든, 변화의 물결에서 자신의 것을 꼭 붙잡고 버티든 자신의 선택이다. 결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그 '시간'이란 개구리가 냄비에서 뜨거움을 느꼈을 시간 정도가 아닐까? 뜨거움을 느꼈을 때는 사실 거의 늦었다고 할 수 있다. 그때는 이미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 테니까.

"변화는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한참 지나야 알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을 느꼈을 때는 좀 늦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지금같이 수명이 길어진 상황에서는 평생에 걸쳐 새로운 직업을 만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 지금은 직업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바뀌는 것 같다. 반드시 물질적인 보상이 따라야만 직업으로 정의되는 것에서 물질이 아닌 다른 보상이 따르는 것도 직업으로 인정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벤처창업을 해서 1년간 수입이 없어도, 수입이 발생되지 못하는 기간의 전업유튜버도 직업으로 인정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직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처럼 '직업과 일'을 좀 더 유연하게 정의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