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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너머

서울풍경 : 넷플릭스 길 위의 셰프들

광장시장 칼국수

by 피터정

나는 가끔 서울의 광장시장을 찾는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지역과 가까워서인지 유독 정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의 관광명소가 되고 있는 지역은 대부분 사대문 안이거나 근처다. 물론 홍대나 성수 지역 같은 대체불가의 매력을 지닌 사대문 외곽 지역도 있다. 그런 곳은 대부분 젊음의 거리로 발전하는 곳이다. 반면 사대문 주변은 역사적 환경과 오래된 생활상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지역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시장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광장시장도 그중 하나다. 청계천을 끼고 있어서 유입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특히 시장 내의 먹거리가 많은 지역은 최근 외국인들도 가세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다. 가끔 들러서 간단한 칼국수를 먹던 가판대식당에 최근 사람들이 더 몰린다. 넷플릭스 '길 위의 셰프들 6편 대한민국 서울 편'에서 소개된 결과다.


이런 영향들로 광장시장은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같이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소개된 곳은 대기가 너무 많아서 다른 곳에 간신히 자리 잡고 칼국수를 먹으려고 하는데, 옆자리의 외국인 가족들이 서툰 젓가락질을 하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고, 호기심이 가득 차있으며 무척 행복해 보였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자리를 잡기 위해 대기하는 다른 외국인들이 서서 주인장에게 묻는다. "칼국수 하나를 주문하고 여럿이 나눠먹을 수 있나요?" 주인장의 대답은 "아니요"였다. 아쉬워하며 돌아가는 관광객을 보며 나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한정된 여행일정 동안 여러 가지 한국음식을 체험하고 싶었을 것이다. 반면 주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팔면 손해라는 생각을 했기에 거절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컵칼국수' 같은 맛보기 메뉴를 만들어서 테이크아웃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양쪽이 모두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우는 칼국수 말고도 많이 있을 것이다.


다음에 광장시장에 가면 이런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한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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