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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특징

by 피터정

어느 곳에서나 유난히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8대 2의 법칙'이라는 이론도 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의외로 공통점이 있다. 8대 2법칙에 따르면, 어떤 상황이든 사람이 모인 곳에는 20%의 열심히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이는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20%의 인구가 80%의 부를 소유하는 것을 관찰한 것에서 유래했다. 이 이론은 이제 사회, 경제,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원리가 되었다.

처음 이 이론을 책에서 읽고 내 주변을 돌아본 적이 있다. 그 결과 어느 정도는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나 교회 같은 단체에서도 이 법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심지어는 군대 같은 특수한 조직도 어느 정도 그렇게 짜여 있다.

그러면 나는 2에 속하는지 8에 속하는지가 궁금해졌다. 스스로는 2라고 판단하고 싶지만, 이런 문제는 성적표를 받듯이 명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명쾌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요즘은 이런 구분을 '양극화'라고도 표현한다. 소비의 양극화, 부의 양극화 등 이미 8대 2의 법칙은 우리의 삶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법칙과 관계없이 그냥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모두가 자신이 원해서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 일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며 무한한 자유를 누린다. 이런 상태를 요즘은 '덕업일치'라고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덕업일치'보다 더 강력하다.

이런 사람들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나 단체는 대부분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과거에는 기업을 인수합병한다면 그 기업이 가진 브랜드나 설비등에 비중이 높게 책정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요소보다 그 조직 구성원의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만약 '애플'이라는 기업을 한국기업이 인수한다면 결국 그 구성원을 인수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애플 같은 기업은 어떻게 그런 인재들을 많이 모아서 유지할 수 있을까? 아마도 애플이라는 무형의 조직가치와 구성원 개인의 가치관이 일치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시스템이 정착되면 사람들이 떠나고 들어오더라도 계속 그 조직은 발전하며 유지된다. 그리고 무서운 힘을 발휘하며, 지속성장한다. 대부분 구성원들보다 조직이 더 오래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순히 좋은 조직을 넘어 위대한 조직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글에서는 '애플'을 사례로 했지만, 한국에도 이미 이런 기업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기업들에 속하여 만족을 느끼며 일하는 직원들은 기업과 자신의 비전이 일치할 것이다. 만약 다른 비전을 찾으면 떠나고 다른 직원이 그 자리를 대신하며 지속될 것이다.

나는 이런 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성장했다. 그 성장을 바탕으로 다른 비전을 찾아서 떠났지만, 그 기업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이제는 외부인으로 그 기업을 대할 때 나는 뿌듯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 비전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함없이 유지한다는 사실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 기업을 떠났지만 내게는 나도 모르게 당시의 일하는 방법과 사고가 몸에 배어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 더 강력하기에, 나는 당시의 DNA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

스스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만 모여도 그 안에서 '8대 2의 법칙'은 적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좀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메이저리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선수들을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그들도 마이너리그에 가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치보다는 개념과 현상으로 접근해야만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메이저리그에서 2에 해당하는 선수도 언젠가는 8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삶 전체를 보면 2에 해당하는 때도 있고 8에 해당하는 때도 있다. 나는 지금은 8에 해당하는 것 같다. 그러나 2에 해당한 시절도 있었다는 것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8에 해당해도 항상 스스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 일이든 삶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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