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해서
형식은 바뀌어도 같은 분야의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일에서 만큼은 불만이 없고 운이 좋다고 느낀다.
불만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일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반대로 일에서 만족감을 얻지 못해 일상에서 불만이 생긴다고 할 수도 있다.
나는 좋아하는 일 때문에 과로를 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몰랐다. 한번 크게 아픈 경험을 하고 나서 깨달았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머리를 스치며 '중용'을 삶에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의 일은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그래서인지 '나의 일이 곧 나 자신'으로 생각했었다. 부분적으로는 틀리지 않지만 좀 과한 생각이었다.
이 생각에 대하여 좀 거리를 유지하고 보니, 나에게 일은 집념보다는 집착에 가까웠던 것 같다. 너무 밀착해서 떼어놓으려고 해도 떨어질 수 없는 존재였다.
집착과 집념은 한 글자 차이지만 크게 다르다.
사랑하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집착하는 사람은 반드시 상대가 자신을 사랑해 준다는 확신으로 매달린다. 그러면 상대방은 너무 부담을 느껴 뒷걸음친다. 집념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면, 상대방이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도 자신의 사랑 자체를 귀하게 여기게 된다. 그래서 상대방과 거리를 유지하며 요모조모 살피며, 그 자체의 행복감을 느낀다.
사랑의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의 의중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노력만으로 안 되는 일도 있다. 집념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 만으로 행복하다.
다시 일로 돌아가서 자신의 일을 좋아하면,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어려움을 만나도 문제가 없다.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하는 것이 집념이다.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런 마음으로 일을 대하는 요즘, 나는 일에서 더 큰 만족감을 얻고 있다. 왜냐하면, 일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일을 하면서 내가 조금씩 성장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랑의 기술' 저자인 사회심리학자 '에리히프롬'도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것'이라 했다. 일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일에 대한 집념이 결국 나의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