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와 실패의 차이
'실패'는 성공의 반대말이다.
'포기'의 반대말은 문맥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끈기, 노력, 도전, 계속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렇게 반대의미의 표현이 많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단순히 반대단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맥락에서 '포기'라는 단어를 쓰는지에 따라 그 반대 의미를 가지는 다른 단어들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에 비해서 포기는 좀 복잡하다.
그 이유를 나의 경험으로 생각해 보니 어느 정도 정리된다.
나는 실패와 포기를 모두 여러 번 경험했다. 지금도 겪고 있고 앞으로도 겪을 것이다. 실패 경험을 했을 때 대부분 나의 반응은 안타까움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었는데 결국 그 일을 성공하지 못했구나!"라는 안타까움과 함께 아쉬워한다.
그리고 다시 '도전'할지 '포기'할지를 생각한다. 물론 다시 도전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여러 번 도전해서 성공하면 그 기쁨은 더 크다. 이런 성공의 맛을 알기 때문에 다시 도전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번 도전과 노력에도 안 되는 일이 있다. 그런 때는 "포기를 할까?"라는 갈등과 고뇌가 밀려온다. 갈등하다가 결국 포기하면 비로소 해방감이 밀려온다. 완전히 마음을 비웠기 때문에 오히려 컨디션도 좋아진다. 포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실패의 이유는 자신의 의지나 노력과 상관없이 외부요인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1명 뽑는 시험에 1000명이 지원했는데 떨어지면 나를 제외한 999명 중 나보다 더 적합한 사람이 1명만 있어도 실패한다. 이렇게 실패의 이유는 이미 나를 떠난 외부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스로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했는데, 실패하면 원인이 자신에게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는 다시 도전하면 된다.
포기는 실패와 같은 것 같아도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실패는 외부요인이 많은 반면, 포기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외부요인이라 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포기하라고 해도 결정은 자신이 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1명 뽑는 시험에 합격할 자신이 없다면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것을 찾을 수 있다. 하나를 비워야 다른 하나를 채울 수 있는 것처럼, 포기를 하면 얻는 것도 있다.
나는 이런 경우에 이성적으로 확률을 생각한다. 내가 그 확률에 들어갈 수 없다고 판단되고, 거기다가 변수까지 많다면 깨끗하게 포기하는 편이다. 그러나 꼭 해야만 한다면 어떻게든 노력해서 좀 돌아가더라도 성취하기도 한다.
이처럼 포기를 하면 얻는 것도 있다.
실패는 주어지는 것이지만 포기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포기는 실패와 많이 다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포기할 용기도 용기다."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