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Walden)은 미국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쓴 대표적인 에세이집이다. 1845년부터 1847년까지 월든 호숫가에 직접 통나무집을 짓고 살았던 경험의 기록이다.
그는 하바드 출신 엘리트지만 스스로 '메이저 리거(Major Leaguer)'의 삶이 아닌 '마이너 리거(Minor Leaguer)'의 삶을 선택해 살았다. 월든호숫가에 살았던 2년 2개월 동안 하루 4시간 이상을 산책했으며, 그곳을 은둔의 장소가 아닌 혁명의 장소라 여기며 집필과 강연 등의 활동을 했다. 짧은 삶을 살았지만 삶의 끝에서 그 어떤 후회도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하여 "참으로 아름다운 여행이었지"라고 자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출간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후 환경주의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현대인들에게는 바쁜 일상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는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의 미국은 멕시코와의 전쟁 승전국으로 현재의 캘리포니아인 멕시코 영토의 북쪽 절반을 획득한 시기다. 같은 시기인 1845년 조선은 김대건 신부가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로 서품을 받은 해다. 또한 헌종의 재위 시기로, 8세라는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순원왕후의 수렴청정을 거쳤고, 안동 김 씨 세력이 국정을 장악하던 시기였다.
미국과 한국 모두 변혁의 시기였다. 다른 점은 '자본주의'에 대한 관념이 조선에는 미미했다는 점이었다. 미국은 청교도 정신으로 시작했지만, 영국의 산업혁명과 제국주의 영향을 받아 자본주의가 팽창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지금은 이런 삶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소로 같은 삶'을 산다고도 한다. 시대는 다르지만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은 항상 있어왔다. 나도 '월든'을 서재에서 가끔씩 찾아서 읽는 것을 보면, 그의 생각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든 옆에는 헬렌과 스콧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이 있어서 같이 읽게 된다. 이 책들은 내 서재에서 오랫동안 정리되지 않고, 꾸준히 읽히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한 자연 속 삶을 통해 경제적 속박에서 벗어나는 삶의 방식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환경 운동의 실천과 함께 자연과 사회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저작을 남겨 후대에 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넘어,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는 철학자 같은 면모를 남겼다.
나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삶의 본질을 찾는 이들의 태도를 '셀프 마이너리거 (Self Minor Leaguer)'라고 정의하고 싶다. 조금 덜 소유하고 소박하게 사는 삶을 택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묘한 행복감이 있었을 것 같다.
'메이저 리거'의 조건과 자격을 갖추었지만 스스로 '주체적인 마이너'를 선택한 이들은 미래에도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