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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정 Jun 26. 2024

개인회사에서 법인회사로 전환

벼룩의 삶 4단계 : 법인화하면서 느낀 점

회사의 규모는 작았지만 나름대로 조금씩 성장을 했다.


그동안 정들었던 홍대의 월세사무실을 벗어나 서울에서 디지털단지의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아서 입주했다.


지식산업센터는 돈만낸다고 분양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분양조건은 까다로웠지만 다행히 업종이 맞았고 다른 조건들도 맞출 수 있었다.


건물에 구내식당과 옥상에 정원과 골프연습장도 있는 등 근무 환경도 좋았다. 외관상으로만 보면 대기업 사옥 같았지만, 대부분 60평 전후의 공간을 유지하는 회사들이 대부분이었다. 내 회사도 그중 하나였다.


드디어 임대가 아닌 자가사무실이 생겼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했다. 사업초기부터 구상했던 자체아이템 개발은 초기에 조금 시도해 보고 외부 프로젝트만 처리하기에도 바빴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동안 열심히 '자전거 타기식 경영'만을 한 것이다.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넘어지는 자전거 타기 식 경영은 대부분 컨설팅 사업체들의 숙명이다. 그러나 컨설팅을 기반으로 제조업으로 넘어가고 싶은 나의 초심은 계속 유지했다.


그래서 이런 이유 등으로 사업 5년 차로 접어들면서 법인전환을 했다. 법인전환은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사업자로 '포괄양수양도 형식'으로 법무사에게 대행하여 마쳤다.


법인전환을 하면 개인회사에서 법인회사로 바뀌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지만 나는 장점만 잘 살리기로 했다. 개인사업자는 회사대표가 곧 회사이지만 법인은 회사대표인 나와 법인이 분리된다는 개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대표도 반드시 내가 하지 않아도 된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막상 접해보지 않으면 이해되기 어려울 수 있다. 대기업들이 상황에 따라 계열사들을 자연스럽게 분사시키는 것도 법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따라서 회계도 투명하게 해야 했고, 회계도 회계사에 전적으로 맡기는 등 법인회사의 형식에 적응했다.


법인회사 전환은 경우에 따라 장점이 많다고 느꼈다.


법인설립 시 비용이 좀 들고 사무실 이전이나 이사진 변경 시 등기소에 등록을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점도 있지만, 나와 회사를 분리하는 등 장점도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투명한 회계를 위하여 법인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도 출장을 가거나 회식을 하면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회사명과 로고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주식회사가 추가되었다.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사용하게 되었다. 따라서 나와 직원들 모두 명함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법인화를 통하여 작은 회사지만 형식은 대기업 같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코끼리가 아닌 벼룩이라는 나의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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