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의 취약계층들
여름이다. 올해는 유독 다른 여름보다 더 덥고 지치는 것 같다. 버텨보려고 해도 기운이 쭉쭉 빠지는 바람에 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었다. 그래 이거지, 하며 시원한 바람을 만끽한다. 어떤 배부른 자들은 에어컨을 킨 채로 이불을 덮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호사를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쪽방에서 더위에 지치기도 하고 밖에서 일을 하다가 숨지기도 한다. 새들은 더위에 지쳐 잔뜩 마른 몸으로 피적 피적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나뭇가지 위에서 숨을 돌린다. 사실상 여름 속 시원한 바람은 호사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두가 같은 자본을 가지고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나는 늘 생각한다. 내가 가진 이 편리함이 누군가에게서 뺏어온 편안함이 아니겠냐고 결국 내가 즐긴 편안함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거대해진 지구 온난화가 거대한 비를 쏟고 있다. 그 시작은 취약계층부터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누군가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편안함이 만들어낸 당연론적인 결말일 것이다. 그렇게 나는 누군가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동시의 나의 결말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