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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a Jun 04. 2022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합니다.

엄마 대신에 요리하는 딸

'아... 오늘은 뭘 먹여야 하나?'


보통 이런 고민은 어머니들이 하는 고민이겠지만, 우리 집은 조금 다르게, 나 아니면 동생이 하는 고민이 되었다.

이러한 고민을 우리 둘이서 할 때 옆에서 엄마가 넌지시 말해준다. '오늘 저녁은 김치찜 어때?'

오호라! 좋은 생각이라며 냉장고에서 김치통을 꺼내 잘 익은 김치와 총총 썰은 대파와 꽁치를 같이 냄비에 넣어 끓어본다.

이게 우리 집에서의 흔한 요리하는 모습이 되었고, 가족 집밥을 위해 요리한 지도 약 2년이 되었다.





혼자서 자취할 때 나는 요리를 하는 즐거움을 잘 몰랐던 것 같다.

주변 친구들 중에 요리를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덕분에 휴일에 같이 요리 학원도 다녀보았지만, 만드는 과정도 너무 어려웠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차라리 사 먹는 게 편할 것 같아!'라고 생각이 들어 회사를 다녔을 때는 외식이 기본이었고 편의점 도시락 사 먹는 것을 즐기면서 다녔었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면서 내 몸이 안 좋아지는 걸 알게 되니 '집밥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TED 영상에서 페스코 베지테리언에 빠져서 한 때는 만드는 음식들이 두부나 야채 요리가 정말 많았다.

https://brunch.co.kr/@9c1fe0638b204c2/9

가끔씩 새우같이 해산물 요리도 즐긴다

요리를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왜 네가 항상 다 준비해? '이라고.

이런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가정주부인 엄마가 우리가 사회인이 되기 전까지는 매일 맛있는 요리를 해주셨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몸이 조금 움직이는 게 불편해지면서 요리를 할 때 조금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 아니면 동생이 돌아가면서 가족 요리를 준비하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조금 안쓰러워하거나 대견하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혼자서 하는 요리가 아니다. 아직까지도 나는 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서 엄마한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그러면 엄마는 나한테 간장을 더 넣어봐라, 아니면 소금을 더 넣어봐라 면서 조언해주기도 하고 '너희 어렸을 때는 이랬는데~'이러면서 옛날이야기도 꺼내본다. 이런 식으로 요리를 하면서 가족들이랑 대화하는 빈도도 많이 늘었고 서로 가까워진 사이가 되었다.


이제는 나 혼자만을 위한 요리가 아니라 가족 다 같이 준비하면서 가족 모두를 위한 요리를 만드니까, 이제는 '요리'라는 행위 자체가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오늘 점심은 콩나물국과 새우찜을 준비해볼까 한다. 오늘도 나는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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