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글을 적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전 글('회사만 가기만 하면 이상해지는 나')이 많은 분들이 공감도 해주시고 조회도 많이 해주셔서 놀랬습니다. 브런치 내에 있는 정말 좋은 글들에 비해 제 글은 정말 내용도 부족하고 일상 글인데도 불구하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평범한 일상 글 앞으로도 좋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대학교 친구를 만났다. 거의 3년 만에 만나는 친구였지만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사이처럼 편하게 수다도 떨고 카페 가서 사진도 잔뜩 찍었다. 카페에서 브런치를 하면서 친구랑 공감하며 떠든 주제가 있었는데 바로 '인간관계'였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학교 때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거나 크게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었다. 아르바이트든, 학교에서 만나 마음이나 성격이 잘 맞다면 친구가 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가 조금씩 어려워졌다. 서로 각자의 길을 걸어가면서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멀어져 가기도 했고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이도 별 거 아닌 일로 틀어져가기도 했다.
하지만, 친구랑 이야기하면서 공감했던 부분이 "그냥 인간관계는 어려운 거고 그걸 우리는 이때까지 몰랐던 것뿐 아녔을까. "라는 말이었다. 사람마다 환경도 가치관도 다른데, 어렸을 때는 나랑 이야기가 잘 맞아서 친구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커가면서 그 사람의 다른 부분들을 보게 되면서 '어? 이 사람 왜 이래?'라고 생각이 들고 거기서 다툼이 있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멀어져 가는 사이가 되는 거 아닐까.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한 일본 배우였던 '아시다 마나' 영상을 발견했다. (https://youtu.be/_mFZ4DxZ8V0) 어렸을 때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해왔던 이 여배우에게 '믿는다는 것이 어떤 거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어봤는데, 이렇게 답변이 왔다.
그 사람 자체를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그 사람의 인물상 같은 것에 기대하게 돼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식으로 느껴졌어요. (중략) 그 사람이 배신한 건 아니고, 그 사람의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보인 것뿐이며,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보였을 때 '그런 모습도 그 사람이겠지'라고 받아들이는 흔들리지 않은 자기 자신이 있다는 것이, 믿는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올해 만 18세이지만 정말 성숙하다고 생각도 들었고, 사실상 인간관계가 좁아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구나 싶었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의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을 보게 되면서, 얘 왜 이래? 변했나?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나랑 다른 사람이었는데 내가 몰랐던 거는구나라고 넘어가면 되는 거다. 거기서 정말 안 맞으면 자연스럽게 멀어지며 헤어지는 사이가 되는 거다. 너무 거기서 오랫동안 마음 아파하며 힘들어할 필요는 없다.
인간관계는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던 사람이랑 어떻게 하다가 이야기하면서 정말 친해질 수도 있는 거고, 나이차가 있어도 나랑 생각이 비슷해서 친구 사이가 될 수 도 있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많은 관계들 속에서, 오랫동안 내 곁에 있어주는 관계들에게 고마워하며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