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깨닫는 것들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일

by 홍시은

25.07.30 오늘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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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이와 관련된 두 가지 에피소드가 떠오르는데요.

첫 번째 이야기는 대학생 시절, 작사가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에 대한 기억이에요.


그때 막 개봉했던 영화가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이었어요.

혹시 보셨나요? 마룬 파이브의 보컬 애덤 리바인(Adam Levine)이 부른

OST Lost Stars가 바로 그 영화의 대표곡이었죠.

영화를 보지 않으셨더라도,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 시절 저는 마룬파이브의 음악을 좋아하던 때였고,

발매되자마자 바로 그 노래를 들었어요.

샤워하면서 노래를 틀어놓았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데도,

가사와 음악이 마치 들리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 노래는 지금도 제 인생 노래 중 하나예요.

해석 없이 반복해서 들은 것도 아니고,

그저 딱 들었을 때 마음이 움직였던 그런 곡이었죠.


샤워를 마친 뒤, 가사를 찾아봤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쓰고,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그 당시엔 작사나 작곡 감이 거의 없었고,

어떻게 해야 ‘좋은 노래’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던 때였어요.

그래서 그 노래가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가사가 들리지 않아도, 음악만으로 위로받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때 저는 작사 교수님께 여쭤봤어요.

플라워, K2 같은 선배님들의 노래에 작사를 하셨던 분이셨거든요.

“저도 이렇게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표현하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그건, 그때 나이가 되면 할 수 있어.”


그 말이 처음엔 단순한 위로처럼 들렸어요.

‘그래, 난 아직 어리니까. 나중엔 할 수 있겠지.’

그런 자기 합리화를 하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은 알겠어요.

그 말은 단순히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주는 경험과 감정의 깊이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걸요.


어떠한 한 사람이 스스로 보고, 겪고, 느낀 것들이 쌓여서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되는 순간이 있다는 것.

그건 억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었어요.



두 번째 이야기는 작년쯤의 일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언니와 음악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어요.


음악적인 고민부터 개인적인 일까지 이것저것 털어놓았는데,

언니가 제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래, 그게 바로 내가 해주고 싶었던 말이야.”


그래서 제가 물었죠.

“그럼 왜 그땐 말 안 해줬어?”


언니는 웃으면서 말했어요.


“네가 겪지 않으면,

내가 아무리 말해도 공감하지 못했을 거야.”


그 말에 정말 아무 말도 못 했어요.

돌이켜보면, 맞는 말이었거든요.

그때의 나였다면 분명 흘려듣거나

결국 같은 결정을 했을 테니까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예전보다 훨씬 담담해졌어요.

화나는 일도, 당황스러운 일도

금방 가라앉고, 이제는 웬만한 일엔 놀라지도 않아요.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ing)’으로

수많은 경험이 쌓여가고 있지만,

그 모든 게 결국 나를 성장시키고

같은 상황을 만나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는 걸 느낍니다.



여러분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은 것들이 있나요?


저는 후회한 일도 많아요.

그땐 맞다고 믿었던 것들이

돌아보면 아니었던 적도 많았죠.


그럼에도 이제는

과거에 얽매이지도,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도 않으려 해요.

결국 가장 후회 없는 삶은

지금 이 순간을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걸

조금씩 느끼고 있기 때문이에요.


오늘 하루,

여러분의 ‘지금’이 따뜻하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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