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부터 열까지 맘에 드는 구석은 한 군데도 없는 큰아들이 있다. 아, 하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어 준다. 웃어 준다.................... ADHD 특성인 것 같지만, 웃는 얼굴에 침은 못 뱉겠다. 감정이 상한 상대방은 아직 감정이 풀리지 않았는데, 우리 아이는 그 상대를 바라보며 웃는다. 얄밉기도 하고, 속 없어 보여서 짜증 나는 순간도 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다. 반친구들도 선생님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힘들어 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정서적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 친구들은 급하게 사과하는 나의 아이에게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사과를 받아 주지 않는다. 그러고 나면 내 아이도 맘이 상한다.
뭐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상대의 감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우리 아이에게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한다. 우리 아이는 100% 내 설명을 이해하는 것 같지 않지만, 같은 상황이 되면 조심스러워한다.
인지는 높지만, 정서가 따라가 주지 못하는 상황이 아이의 키가 커질수록 몸이 성숙해질수록 더 곤란하다. 나만 이해가 가는 상황이 많아지는 것이 이제는 괴롭다. 얼마 전엔 너무 지쳐 길바닥에서 울어 버렸다. 에라이. 나도 못살겠다 정말.
끊을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나와 아이의 관계는 계속된다. 시간은 흐르고, 나도 아이도 그저 이 상황을 그때에 잘 넘기는 것만이 덜 괴로운 상황을 만든다. 안된다는 걸 계속 우기는 상황부터 말도 안 되는 억지까지 모든 것을 다 부정해 줄 수는 없어서 몇 가지 받아들여 주면 꼭 사고가 나는 상황들.
그때마다 너무 괴로운데, 아이는 웃는다. 돌아 버리겠네. 나는 이렇게 괴로운데, 웃는 너 때문에 힘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내가 안 웃어 주면 지독히 외로운 세상에 혼자 지낼까 봐, 오늘도 안 예쁘지만 웃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