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가을, 대학을 코스모스 졸업으로 마쳤다. 취업을 서둘러야 했다. 그리고 은평구 신사동에 단칸방 전세를 구했다. 딸은 이듬해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었다. 철부지 새신랑 아빠는 휴학 복학을 합쳐 5년 만에 대학 졸업이었고 군대까지 다녀오느라 7년 넘게 새색시와 젖먹이는 죽을 둥 살 둥 하며 살았다. 거듭하던 생이별을 마치고 드디어 모여 살게 된 세 식구, 초등학생이 된 그림 속 딸 로사는 그래서 활짝 웃었을까? 작은 교회가 있던 뒷동산은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그 시절 그때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