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권혜-4·3문학회 문집 특별기획「제주4·3과 나」中
제주4·3항쟁은
대한민국의 역사다.
(…)
한라산 중산간 마을에 대한 제9연대의 초토화작전이 한창이던 1949년 1월 6일이었다. 그날따라 하늘엔 온통 눈보라가 날리고 들판의 바람은 매서웠다. 중산간 마을인 봉개동에도 군경 토벌작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영문도 자세히 모르는 마을 사람들은 사냥개에 쫒기는 토끼들처럼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아기 엄마였던 당시 나이 25살 변병생도 두 살배기 딸을 품에 안은 채 거친오름 북동쪽 벌판에서 쫒기고 있었다. 얼마 멀리 도망가지도 못하고 모녀는 ‘빨갱이사냥’에 혈안이던 토벌대의 총탄에 맞아 쓰러졌다. 어린 딸을 가슴에 꼭 파묻은 상태로 차디찬 눈바람 속에 두 생명은 피를 흘리며 얼어서 숨졌다. 그들은 그렇게 땅에 떨어진 붉은 동백꽃이 되었다. 얼마 지난 뒤 벌판을 지나던 행인이 하얀 눈 더미 속에 파묻힌 채 죽어있는 모녀를 발견했다. ‘飛雪’이라 제목을 붙인 이 모녀상은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두 생명의 넋을 달래기 위하여 만들었다. (옮긴이 덧붙임)
*김권혜는 1952년 생. 6.25 전쟁이 한창일 때 부친이 군 입대하는 날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부산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다. <부산문학도시>로 등단하여 수필을 쓰고 있다.
4·3문학회는, 문학을 통해 제주4·3의 진실을 찾아가는 서울 지역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2017년 4월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회원들이 주축이 된 『화산도』 읽기 모임으로 시작되었다. 2021년부터는 4·3관련 자료와 작품 전반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으로 확장하고. 이름을 ‘4·3문학회’로 바꿨다. 월 1회 정기모임을 8년째 이어 가고 있다. 현재 회원은 30여 명이고 회장은 양경인, 좌장은 김정주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