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4 3문학회

오늘 내가 만나는 4·3

정원기 | 4·3문학회 문집|특별기획 「제주4·3과 나」 中

by 김양훈
오늘 내가 만나는 4·3,
그 역사의 격랑으로부터
생명이 움트길!
(…)

2023년 4월, 제주에서 4·3전야제 음악 감독을 했다. 광주 5·18 유스 오케스트라. 한충은과 포레스트, 최상돈의 공연을 꾸렸고, 뮤지컬 「사월, The Great April」(이하 사월)을 쇼케이스 했다. 작품을 발표하기 전 「사월」 출연진과 4·3평화공원을 견학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제주민예총 김동현 이사장은 배우들에게 “왜 이곳에 행방불명인 묘석이 있는지”, “왜 봉안소 위패 중 빈 자리가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고, 배우들은 견학하는 내내 울었다. 배우들이 4·3을 몸소 느낀 뒤 작품에 생명이 움텄다. 리허설을 하는 동안 그들의 표현은 더할 나위 없이 깊어졌다. 작품이 생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많은 분의 도움으로 뮤지컬 「사월」은 성황리에 쇼케이스 되었다. 공연이 끝난 뒤 도쿄의 ‘제주4·3을 생각하는 모임’ 조동현 회장은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라고 말하며 목이 메기도 했다.


뮤지컬 「사월」 in 제주4·3 제75주년 전야제 ‘다시, 부르는 바람’

https://youtu.be/9wFDqqji7DY?si=8QgluVLrjDVxG7LB&t=1800

뮤지컬 「사월」 음악 감독은 정원기, 연출은 박은영이며, 기획과 대본은 제주민예총이 맡았으며, 전야제 총 연출은 김명수가 담당한다. 공연 시간은 1시간.

창작 뮤지컬 「사월(The Great April)」은 4.3 당시 산으로 오를 수밖에 없었던 청춘들의 삶을 통해 자주독립과 평화통일을 갈구했던 제주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냈다.

2023년 5월, 나는 도쿄로 갔다. 그곳에서 조동현 회장과 도쿄의 예술가들을 만났고, 낯선 일본에서 사는 제주 사람들을 통해 4·3으로 야기된 현재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6월 제주에서 김시종 시인을 만났다. 그에게 4·3 기억의 세대 전승은 당연한 일이 아니라 감사한 일이었다. 내가 어떤 작업을 했고 무엇에 괸심을 두고 있는지 얘기할 때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는 왠지 삶에 대한 감사로 느껴졌다.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가 부른 「인생이여 고마워요(Gracias a la Vida)」처럼.

4·3문학회는 내가 서울에서 만나는 또 다른 4·3이다. 양경인 작가의 친절하고 생생한 안내는 나를 4·3 증언 현장에 있게 만든다. 이제 나는 제주의 문화와 4·3과 자이니치(在日)¹⁾의 삶을 아우르는 큰 흐름 속에서 내가 만난 아주 작은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려고 한다. 새로운 세상을 여행하고 싶었던 육지 아이가 부르는 노래 속에 아름다운 대화가 움트길 바라며. (후략)


-4·3문학회 문집 특별기획 「제주4·3과 나」 (정원기 <오늘 내가 만나는 4·3, 그 역사의 격랑으로부터 생명이 움트길>) 中 발췌.

*정원기는 작곡가, 프로듀서, 뮤지컬 음악 감독이다. 얼터너티브 밴드 Punk-Daze의 1집 「현혹하지 마세요」(2023), 뮤지컬 「사월, The Great April」(2023~24), 「한국사대모험」(2022~23), 「고헌 1921」(2021), 「얼쑤」(2018~23) 등 작곡, 음악 감독을 하였다. 제주4·3과 한반도의 현대사를 주제로 「더 필드, 밝히지 않은 유산」(2022), 「제노사이드 그리고 증언」(2022), 「포스트 메모리, Ritual Laments of Korea’s Cheju Massacre」(2021) 등을 발표했다. 현재 중앙대학교 한국음악이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4·3문학회는, 문학을 통해 제주4·3의 진실을 찾아가는 서울 지역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2017년 4월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 회원들이 주축이 된 『화산도』 읽기 모임으로 시작되었다. 2021년부터는 4·3관련 자료와 작품 전반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으로 확장하고. 이름을 ‘4·3문학회’로 바꿨다. 월 1회 정기모임을 8년째 이어 가고 있다. 현재 회원은 30여 명이고 회장은 양경인, 좌장은 김정주가 맡고 있다.


[옮긴이 註]

1) 재일조선인(在日朝鮮人), 줄여서 재일(在日·자이니치)은 특별영주자로서 일본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적의 사람을 말한다.

「제노사이드 그리고 증언」(2022)

https://youtu.be/NT1jlhKgb3U?si=OL-ECjSCLfxVMst5

제75주년 제주4·3 추념일을 하루 앞둔 2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지에 유족들의 참배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4월 2일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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