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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리-조한리

2011년 9월 24일 자전거 탄 풍경

by 김양훈

우리는 인생에서 기껏해야 한두 가지 정도의

대단한 경험을 할 수 있을 뿐인데,

인생의 비밀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한

자주 재생산하는 데서 우러난다.


윤리 도덕은 자연계의 선택처럼,

존재를 가능하게 한다.

미학은 섹스의 선택처럼,

인생을 사랑스럽고 놀라게 하며,

또한 삶을 새로운 모습으로 채우고 진행 시키는

다양함과 변화를 부여한다.


여러 가지 불행을 견딜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이 외부에서 오는 것이고

우연히 일어난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의 잘못으로 괴로워한다는 것은, 아~ 인생의 바늘과 같은 것이다!


믿는다는 것은 대단히 덤덤한 일이고,

의심한다는 것은 굉장히 예민한 일이다.

있을 수 있는 위험한 일에 대비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고,

안전함 속으로 고요해지려는 것은

죽는 것이다.


인간과의 온갖 거래에서

운명의 여신은 결코 출납부를 덮어두지 않는다.


세상은 무대이다.

그러나 극(劇)은 순탄치 않게 펼쳐진다.


고해(苦海)와 같은 인생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내가 항상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冊 『오스카 와일드의 유머노트』 中

All photos ⓒ김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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