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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자전거길

2011년 10월 8일 자전거 탄 풍경

by 김양훈

진정한 실존주의자라면 모름지기 만족해야 하는 세 가지 조건으로 이 책을 시작하려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첫째, 실존주의자는 실존주의 철학과 세계관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실존주의 철학과 세계관은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쇠렌 키르케고르, 프리드리히 니체, 장 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알베르 카뮈, 사뮈엘 베케트, 벅스 바니 같은 수많은 사상가들이 수년에 걸쳐 일궈낸 사상 체계다.


둘째, 실존주의자는 철학과 세계관을 어느 정도 신봉해야 한다. 다시 말해 실존주의가 어느 정도는 옳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실존주의에서 하는 주장을 마치 교의라도 되는 양 전부 맹신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실존주의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다면 실존주의자는 실존주의의 주장에 마음 내키는 대로 비판할 수 있다. 실존주의에서 장려하는 것이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하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존주의에 대해 잘 알면서 실존주의를 말도 안 되는 철학이라 여기는 실존주의자는 없을 것이다.


셋째, 실존주의자는 실존주의에서 도출된 결론과 권고에 따라 살아가고 행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런 노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둬야 한다. 모든 사람이 실존주의가 이야기하는 진실을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인생에 적용하여 살아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실존주의자라 할 수 없다.


-게리 콕스 지음, 지여울 옮김 『실존주의자로 사는 법』 中 발췌. All Photos ⓒKim Yang-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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