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비드리가일로프의 역할은?

6월 독서과제 <죄와 벌>, ChatGPT와 함께 생각해 봤습니다.

by 김양훈
라스콜니코프는 기독교로 개종한 것이 아니라 소냐로 개종하였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두 사람의 사랑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살인자와 매춘부의 사랑이어서가 아니다. 삶의 질곡과 고통 속에서 피어난 사랑, 영혼의 구원을 염원하는 두 사람의 결합은 두고두고 나의 머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다.
아르카지 이바노비치 스비드리가일로프, 삽화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인간이 스스로 구원의 길을 찾지 못할 때 어떤 결말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럼 정말 오빠가 도둑질이나 강도질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오빤 그런 생가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에요!” 두냐는 이렇게 소리치고, 의자에서 발딱 일어났다. “당신은 오빠를 아시잖아요. 만나셨잖아요? 정말 오빠가 도둑일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녀는 스비드리가일로프에게 흡사 애원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공포 따윈 다 잊어버렸다.

“아브도치야 로마노브나, 여기엔 수천 수백만 가치의 조합과 분류가 있소이다. 도둑은 훔치기는 하지만, 내심 자신이 비열한 놈이라는 걸 알고 있지요. 그런데 나는 우편물을 약탈한 어느 고결한 사람에 대해 들은 적이 있소. 누가 알겠소. 어쩌면 그는 아주 훌륭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오! 물론, 만약 이것이 남에게 들은 얘기라면, 나 자신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믿지 못했을 거요. 하지만 자기 귀를 믿지 않을 수 없었소. 오빠는 소피야 세묘노브나에게 그 이유까지도 모두 설명했는데, 그녀도 처음엔 자기 귀를 믿지 않았지만, 결국 눈, 자기 눈은 믿습니다. 오빠 자신이 그녀에게 직접 말하고 있었으니까요.”

“대체 어떤… 이유인데요!”

“얘기가 깁니다, 아브도치야 로마노브나. 거기엔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일종의 이론이 있어요. 내가 보기엔, 예컨대, 주된 목적이 좋다면 단 한 번의 악행은 허용될 수 있다는 바로 그런 이론이오. 단 한 번의 악행과 백 가지의 선행! 그야 물론 뛰어난 재능이 있고 자존심이 한 없이 강한 젊은이로서는, 이를테면 고작 3천 루블 정도만 있다면 출셋길도, 자신의 인생이 목표로 하는 장래도 모두 전혀 다르게 이루어질 텐데, 그러나 그 돈 3천이 없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 역시 그야말로 굴욕적일 수밖에 없지요. 거기에다 굶주림과 좁아터진 셋방, 걸레 같은 옷, 자신의 사회적인 위치와 아울러 누이동생과 어머니의 처지에 대한 명확한 의식, 이런 것들로 인한 초조함을 덧붙여 보시구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원인은 허영심이오. 오만과 허영이오. 그렇지만 어찌 알겠소. 어쩌면 그 밖에 좋은 동기도 있었던 건지 모르지요…. 내가 오빠를비난하는 것은 결코 아니오. 제발 그렇게 생각하진 마오. 게다가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니까. 여기엔 또 나름대로 조그만 이론이 하나 있었소. 그저 그런 이론이긴 하지만, 그것에 따르자면 말이오, 인간은 단순한 소재와 특별한 사람들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자신의 높은 지위에 따라 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나머지 사람들, 소재이고 쓰레기인 사람들에게 법을 만들어 주는 그런 사람들이오. 아무것도 아닌 그저 그런 이론, une théorie comme une autre (다른 이론과 같은 이론)이지요. 오빠는 나폴레옹에 몹시 심취해 있소. 말하자면, 많은 천재적인 사람들이 한 번의 악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주저 없이 밟고 앞으로 나아갔던 것에 강하게 끌린 것이오. 오빠는 자신도 천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 같소. 오빠는 무척이나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소. 그 이론을 만들어 내긴 했으나, 주저 없이 넘어설 수는 없다, 그러므로 천재적인 인간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오, 이것은 자존심이 강한 청년에겐 굴욕적인 일이오. 특히 우리 시대에는…."

”그럼 양심의 가책은요? 당신은 그러니까 오빠에게 어떤 도덕적인 감정도 없다고 보시나요? 과연 오빠가 그럴까요?" 『죄와 벌』 p374~376 김희숙 옮김 <을유문화사>
Q: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서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A: ChatGPT의 답: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서 아르카지 이바노비치 스비드리가일로프(Аркадий Иванович Свидригайлов)는 매우 중요한 주제적·심리적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역할은 단순한 조연 이상으로, 주인공 라스콜니코프의 사상과 내면을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로 작용하며, 도스토옙스키의 윤리적·철학적 사유를 탐색하는 데 비교되는 핵심적 인물입니다.


다음은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주요 역할입니다:

1. 라스콜니코프의 "도플갱어" 혹은 어두운 거울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라스콜니코프와는 성격이 다르면서 한편 유사한 인물입니다. 둘 다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면서도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고, 현실과 도덕, 초인사상과 허무주의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그는 도덕과 죄의식에 대한 경계가 무너진 인물로, 라스콜니코프가 끝까지 가면 어떤 모습이 될지를 암시합니다.


하지만 라스콜니코프는 결국 참회를 택하고,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자살을 택함으로써 둘의 길은 갈라집니다. 이로써 도스토옙스키는 자기중심적 허무주의의 파멸을 보여줍니다.


2. 소냐와 대조되는 인물

소냐는 신앙과 희생, 조건 없는 사랑을 상징하지만,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쾌락, 냉소, 탐욕, 허무를 상징합니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소냐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조차 구하지 못하는 타락한 인물입니다.


3. 도스토옙스키의 윤리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자신이 저지른 죄(아내의 죽음, 하녀들에 대한 학대 등)에 대해 책임을 느끼지 않으며, “세상은 도덕적으로 무질서하다”라는 입장을 취합니다.


그러나 점차 그조차도 내면의 공허와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자살합니다. 이는 도스토옙스키가 신 없는 윤리나 순수한 쾌락주의가 인간을 구원하지 못한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입니다.


4. 도덕적 시험자이자 유혹자

스비드리가일로프는 라스콜니코프에게 끊임없이 유혹적인 제안을 하며, “모든 것을 다 잊고 즐기자”라는 삶의 태도를 설파합니다.


라스콜니코프는 이 유혹을 거절함으로써 자기 죄의식과 인간성의 회복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요약

소설 『죄와 벌』에서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역할은 라스콜니코프의 어두운 거울이며, 초인사상과 허무주의의 극단적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세 가지 측면에서 그의 역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철학적 대조: 소냐의 희생과 신앙 vs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쾌락주의와 냉소

▷윤리적 실패자: 신 없는 인간이 끝내 자멸하는 모습을 통해 도스토옙스키의 가치관을 강조

▷심리적 시험자: 라스콜니코프의 내면을 시험하고 성장의 계기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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