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서 증오로 바뀌는 시간, 단 30분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라 몰랐던 걸까 모르고 싶었던 걸까
평소와 똑같은 향의 샴푸로 머리를 감고 평소와 똑같이 우리의 흔적들을 치우고 평소와 똑같이 말간 얼굴로 너를 보며 웃는다
한껏 치솟은 입꼬리에서 새어 나온 말 사랑해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다시 뜨겁게 삼킨다 아직은 아니야 조금만 더 뜨거워져라 내 속을 다 헤집어 놓을 만큼만
그때가 되면 너에게 건네줄게 내 사랑의 결과야 기꺼이 삼켜줄 거지?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영원한 젊음, 영원한 청춘, 영원한 사랑을 믿고 싶었다
21살에는 의문이 들었고 22살에는 의심을 했다 조금 더 지난 23살이 되어서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아, 그저 내 발악이었구나
수많은 생각들과 상처들이 흉터가 되어 가르쳐 준다 영원한 건 없다고
한 번 부서진 마음의 조각들은 소거되지 않는다 파편으로 남아 걸리적거리다 한 번씩 목까지 차오른다
어쩌면 이건 영원하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마침표를 지우고 다시 의문으로 돌아간다
무슨 생각해?
내 머릿속을 꺼내 보여주고 싶다 나조차도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생각들이 자리 잡혀 있는데 이건 사라지지도 않잖아
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궁금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이해해 줄 수 있어
나를 궁금해하는 게 단지 네 관성이 아니라면 좋겠는데
나조차도 버거운 더러운 생각들이 나를 갉아먹는데 뱉어내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가장 두려운 사람은 나야
그 생각들이 매일 내 숨을 조여와
눈을 감으면 온통 검은 화면뿐이거든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검은 연기를 내뱉고 다시 또 뱉어 이 공간에서 만큼은 흰 연기가 아니라면 상관없으니까
이제 넌 무슨 생각해?
안아줄 생각이야 도망칠 생각이야 어떤 게 네 마음이야
안아줄 거라면 한시라도 빨리 안아줘 네 품으로 내 생각들을 집어삼켜줘 네 숨결로 날 숨 쉬게 해 줘
밤이 되면 찾아오는 외로움이 더 이상 나를 찾아내지 못하게 숨겨줘
도망칠 거라면 내가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 아주 먼 곳으로 말이야 네 흔적은 내가 다 태워버릴 테니 걱정 마
그러면 우린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