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의지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앉아있지를 못하겠어요." 자습시간에 다가온 Y의 고민이었다. 계획은 세우지만 실행하지 못하고, 작심삼일을 반복한다는 것이었다.
"의지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목표가 너무 크거나 구체적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어." 나는 Y와 함께 작은 목표부터 세워보기로 했다.
"오늘 하루만 일찍 자기", "오늘 하루만 핸드폰 덜 보기"처럼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의지는 근육과 같아서 조금씩 키워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늘 나 자신을 돌아보니, 나 역시 의지력 부족을 핑계로 미뤄둔 일들이 많았다. 꾸준한 운동, 독서, 새로운 취미... 아이들에게 조언하면서 나 자신도 반성하게 되었다.
퇴근 후 오랜만에 엑스포 공원을 돌며 생각했다. 의지란 거창한 게 아니라 작은 행동들의 연속이구나. 숨이 차서 멈춰 섰을 때, 문득 Y의 얼굴이 떠올랐다.
"선생님도 오늘부터 작은 목표를 하나씩 실천해볼게." 내일 Y에게 이렇게 말해줘야겠다. 함께 의지력을 키워나가는 동반자가 되어보자.
특히, '길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이라는 시구는 마음을 들뜨게 하기도 하고, 편안하게 하기도 하며, 인생이 절박해지는 때에 여유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벌써 6월도 중순을 넘어서고 있다. 한 학기가 마무리되어 가는 이 시점에서, 에세이 프로젝트의 키워드를 통해 문득 지금까지의 시간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교실을 정리하면서 칠판에 적힌 흔적들을 바라봤다. 지워지지 않는 펜 자국, 테이프 자국, 아이들이 몰래 적어놓은 낙서들. 하나하나가 우리의 이야기였다.
마무리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정리 과정이다. 이번 학기를 통해 배운 것들,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다음 학기에는 더 나은 교사가 되고 싶다.
저녁에 노을로 환상적인 그라데이션이 생기는 바닷가를 걸으며 생각했다. 완벽한 마무리는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온 시간들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마무리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시작하는 것. 나와 네가 더 멀리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