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다른 작가들은 가사 어떻게 써?

별 거 아닌, 제가 가사 쓰는 루틴!

by 귀여운 능이버섯단

으핳 이번주는 진짜 일이 많네요 !


들어오는 곡들 달력에다가 메모 하면서, 오! 이 팀 벌써 준비 들어가네? 대박! 데모 또 왕 좋네? 대애박! 이러면서 딱히 증거는 없지만 뭔가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두근두근 하다 보면! 정신 차리면 제출일이 코 앞이란 말이예요?!?!


KakaoTalk_20220511_205547099.jpg


빠르게 기강을 잡는다고 잡는데, 이것저것 아 뭐 하지? 뭐 쓰지?! 이러다가 결국에는 대체로 더 이상 시간 끌 수 없을 때 까지 정신을 놓고 있다가! 더는 고민할 수 없어서 걔중 나아 보이는 것을 골라서 일단 쓰기 시작하고 때로는 길을 잃고. 후회하고. 절망하고. 과거의 나를 책망하며... 겨우 겨우 제출을 하고 나면 이제 현타가 오는... 은 흔하게 무한 반복되는 작사가의 삶!


오늘은요, 지난 번에 예고 해 드린대로


1. "제가" 가사를 쓰는 루틴 ! 하고.


2. 학원에서 더 이상 새롭게 배우는 게 없는 것 같은데 매달 고정비용이 아깝습니다. 학원 등록 없이 데모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요.


자 먼저 1번! 제가 가사를 쓰는 순서는ㅋㅋ 아 이거 진짜 너무 별 거 없는데에


일단! 대체로 카톡이 와요. 문자나 전화가 오기도 하는데 대체로 먼저 톡을 주시더라구요. 각 팀 별 담당 A&R 담당님들께서 해당 곡 관련해서 시안 의뢰 가능 한지 문의를 주시고. 저의 스케줄 확인 후에 제가 okay! 하면 메일로 음원과 리드, 마감 기간 같은 걸 보내주세요. 그러면 그거를 다운 받아서 폴더 별로 정리를 해요. 근데 이제 저는 약간 폴더 같은 거는 좀 꼼꼼하게 정리를 하는 편이라서... 간단히 공개 하자면



폴더.jpg


요런 느낌으로? 위에 파일 경로 보시면 나름 꽤 디테일하게ㅋㅋ 정리를 하고 있어요. 저 폴더들을 클릭 하면 또 거기서 또 세분화 해서 유닛 또는 솔로로 하위 폴더가 정리 되고 있고, 그거를 열면은 또 이제 제출 마감일 기준으로 파일을 정리 해요. 음원파일, 워드파일 이런 식으로. 근데 요즘 젊은이들은 대체로 그냥 클라우드에 던진다고 하더라고요? MZ세대 감성이란 참으로 신기한 것...


여튼, 파일 정리는 이렇게 하고 있고. 파일 제목도 통일을 하는데 예를 들어 오늘이 제출 마감인 곡이 있었다고 하면


20220511_제목_팀 이름_유닛 또는 솔로 이름 (조윤경)


이렇게 리스트업을 하고 있어요. 꽤 오랫동안 이런 식으로 일을 해서 파일 정리 하고 하는 것은 이게 편하더라구요.


그 다음엔 이제 음원을 저는 지인짜! 많이 듣는데, 이거를 각 잡고 듣는 건 아니고 뭔가 뇌를 쓰지 않고 손과 몸만 쓰는 일을 할 때 들어요. 멀티가 안 되는 편이라서 뇌 활동을 하면서는 음악이 아예 안 들리더라구요.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ㅋㅋ 데모를 듣지 모태........ 무튼. 음악을 들으면서 곡을 분석... 전문용어로 치면 와꾸를 짠다고 하져 (꺄하!) 체크 하는 부분은 일단 곡의 분위기나 무드 같은 것들을 빠르게 파악하고.


- 야마(제목) 자리가 있는가?

- 있다면 어디인가. 이거 살려서 갈 부분? 아니면 새로 짜야 하는 부분? 을 확인 하고.

- 힘을 뽝! 줘야 하는 구간이 어디인지. 이걸 어떻게 구성 할 것인지.


뭐 이런 것들을 어느정도 미리 잡아 놓습니다! 제목이 될 만한 포인트 단어 같은 것들이나 후렴 구간에 딱 들어 갈 것 같은 뭐가 생각 나면 그거는 그 때 그 때 "나에게 카톡" 으로 보내놓구요. 그렇게 곡을 들으면서 굴리다가, 이제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저는 무적권 집에서 혼자서 작업을 하는데,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이제 가사를 쓸 때 실제로 부르면서 쓰는 부분도 있고, 상체는 꽤나 부지런히 움직이고! 표정도 많이 쓰면서 가사를 쓴단 말이예요? 그니까 이제 카페 같은 데 나가서 일을 하기엔 너무 부끄럽단 말이져어.... 그리고 중간중간 빡치면 과자도 먹어야 해요! 카페에서 갑자기 과자 사러 뛰쳐나갈 수 없잖아요. 과자 준비는 미리미리... (그런 의미에서 뉴 과자 추천 받슴다ㅋㅋ 교정인이라 너무 딱딱한 것은 살짝 어려워요ㅠ 민초 극호!)


일단 제목을 쓰고, 실 가사도 저는 왔다갔다 안 하고 늘 벌스1부터 차례대로 진행 해요. 저는 가사도 감정의 흐름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곡의 초반부터 말미까지 이어지는 그 감정선의 기승전결을 좀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라... 여기 쓰다 저기 쓰다 하면 집중이 좀 덜 되더라구요. 대체로 코러스는 뭐 쓸지가 이미 어느정도 설계가 되어 있을 때가 많고, 글자 수 단위까진 아니더라도 야마 자리에 들어 갈 거 정도는 이미 픽스를 해야 가사 정리를 시작 합니다!


음절은 저는 따지 않고 바로 쓰기 시작해요! 프레이즈 단위로 들으면서 바로바로 정리 합니다. 그치만! 전에 강조했다시피 아직 경험치가 낮으시거나, 피드백에서 음절이 안 맞는다는 지적을 받으시는 작가님들은 미리 따고 들어가시는 것을 츄천하구요! 저도 쪼렙 시절에는 땄었어요!


그리고 큰 이변이 없는 이상 한 번 자리에 앉으면 한 호흡으로 그 곡을 끝내요. (냉장고랑 화장실 정도는 갑니다!) 맥이 끊기는 기분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집중 딱! 하면 그 기운을 타고 쭉쭉 달려지니까 그 때 탄력을 받아야 가사도 더 잘 나오거든요. 1절 완성 한 다음에는 일단 한 번 거기까지 노래를 불러요! 노래를 불러 보면 대충 느낌이 오겠죠? 웬만한가? 아닌가? 그러고 나서 이제 벌스 2 넘어가고 쭉쭉 진행 해서 완서엉! 참 쉽쪼?!


이렇게 해서 메일을 보내고 나면! (두둥!) 여기부터가 어쩌면 작가님들이 찐으로 궁금하실ㅋㅋㅋ


시안을 보내면 대체로 몇 밤 자면 결과가 나오나요?!


상태가 됩니다! 이거는 저엉말! 그 때 그 때 달라요! 막 몇 달 전에 보낸 게 잊어버릴 때 쯤 전화가 올 때도 있구요, 오늘 오전에 낸 게 오후에 전화 올 때도 있어요. 근데 통계적으로 볼 때, 제출 마감이 디게 짧다! 작업시간 부족할 정도로 짧다! 이런 곡들은 웬만해선 사흘 안에 결과가 나오는 거 같아요. 그 만큼 진행 일정이 빡빡하다는 거고, 빨리빨리 "결정" 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거겠죠?


그렇게 해서 뭐가 됐다! 혹은 얼추 됐는데 수정을 해야 한다! 같은 단계로 접어들고요. 보통 요즘은 원샷으로 쭉 가는 경우는 잘 없고 수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정말 케이스바이 케이스로... 어떤 경우엔 처음에 내가 냈던 시안은 어디로 갔나요ㅠ 이 정도로 바뀔 때도 있고, 한 두 줄만 훅 바꾼 다음에 후루룩 말아서 갈 때도 있고 그래요.


그렇게 해서 N차 수정! 을 마치고 나면 이제 지분 확인서가 나오고, 곡 등록 관련 서류들이 왔다갔다 하고요? 그러고 나면 이제 두근두근 하면서 기분 좋게 기다리는! 이제 막 이 곡을 불러 줄 아티스트에 대한 무한 짝사랑을 시작하는 분위기로ㅋㅋ 발매를 기다리고! 밤에 작업 하고 있는데 티저 뭐 떴다! 그러면 이제 또 흥분해가지고 그 날 야근 조지고ㅋㅋㅋㅋㅋ 뭐 이렇게! 음원을 기다립니다. 음원이 나오고 나면 멜론에 들어가서 하트를 찍고 다운을 받고 무릎 꿇고 모니터링을 하고! 이렇게 또 필모에 한 곡을 추가하게 되는 거죠!


살짝 부끄러울 정도로 뭐가 너무 없지만, 남들은 어떻게 일 하나? 같은 것들 때때로 궁금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일을 하는 서타일을 한 번 풀어 보았습니다! 근데 이거는 뭐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작가님들마다 일 하시는 스타일이 저엉말 다 다르거든요? 꾸준히 일을 하다보면 자기에게 맞는 루틴이 짜여질 거라, 우리 작가님들 나름의 루틴을 만들고 그걸 지키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데 중요한 건 이제 여기에 반드시 성실하게 하는 거죠? 직장 생활도 겸하고 계신 작가님들은 들어오는 모든 곡을 소화하시는 게 물리적으로 힘드실 수 있는데, 그렇다면 적어도 제출 하기로 각을 잡은 곡은 정말 찢겠다! 는 마음으로!! 눈에 독기를 이글이글 하면서! 집중을 해 주시면 됩니다!


다음으로오! 2번!!! 학원 그만 다니고 싶으신 작가님들!


아 이거는, 뭐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 이따금씩 프로듀서 분들께서 팀으로 같이 움직일 작사가들을 공고 내서 뽑으 실 때도 있구요. 요즘은 잘 없지만 저 같은 경우엔 나름 오디션 출신이고요? 기획사에 직접 포트폴리오를 보내 보셨다는 분들도 있고, 퍼블리셔에 문의를 하시는 경우도 있고... 근데 현실적으로 말씀 드리면 제대로 공고가 난 게 아닌 이상 퍼블리셔에 무턱대고 메일을 보내시는 것은 퍼블리셔 측에서 메일을 아예 확인조차 안 하실 경우가 많기 때문에ㅠ 이런 부분을 너무 크게 기대감을 가지고 보내시면 조금 마음이 아플 수 있다! 웬만하면 공식적으로 공고가 난 채널에다가 보내 보실 것을 추천 드립니다. 안 산다는데 갑자기 소매넣기 하면 자칫 실례가 될 수도 있어서요ㅠ


그은데! 정말 학원비가 아무래도 비용적으로 저렴하지는 않다보니 좀 마음이 아픈 부분이 있죠. 게다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면 더 그럴 거구요. 학원에서 뭔가 아주 새로운 내용을 배우는 게 없는 것 처럼 느껴지실 수도 있는 게 뭔지는 저도 알 것 같아요. 저도 학원에서 8주 코스로 강의를 했었는데, 작사가 아무래도 뭔가 새롭게 지식을 익혀나가는 학문이 아니다보니, 대학생 때 보습학원 언어영역 강사 할 때 같은 그런 식의 강의가 불가능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때 제가 강의를 어떻게 했었냐하면은...


수업 시간을 반으로 얼추 나눈다고 생각하고서


1부 타임에는 그 주에 시안 제출했던 곡에 대해서 같이 토크 하고, 스킬 적으로 알려드릴 만 한 부분이 있으면 같이 공유 해 드리고. 이 곡이 어려웠던 이유 같은 것들을 거기 앉아계신 작가님들보다 아주 쪼끔 경험을 더 가지고 있는 동료 입장에서 좀 풀어드리고...


제가 강의를 나갔던 학원이 작곡이랑 피칭도 같이 하는 곳이었어서, 해당 학원에서 시안 의뢰가 들어 올 법 한 회사 및 아티스트들에 대해서 같이 자유토론 같은 것을 하고요...


잠깐 쉬는 시간 하고!


2부 타임에서는 주 마다 하나씩 주제를 잡고, 제가 작업 했던 실제 곡들을 예로 들어서 주제에 맞게 설명 드리고 작업 후기 공유 해 드리고! 질문 있으면 질문 받고!


이런 식으로 8주를 채웠어요. 저는 시안 피드백은 웬만하면 안 하는 주의라서ㅠ 이거어!!


피드백! 과연 필요한가?! (빠밤!)


에 대해서 제가 다음번에 제대로 얘기 하려고 하니깐ㅋㅋ 조금마안 기다려어!! ;)


여튼, 뭐 이런 식으로 8주를 채우고 마지막 8주차 날에는 수업 외에 간략하게 졸업식을 했습니다아 (꺄햫!) 졸업식 뭐 별로 대단한 게 있었던 건 아니고요, 그 때 코로롱 세상 이전이었어서 먹고 마시고가 가능했단 말이예요? 그래서 그냥 다 같이 맛있는 거 먹고 커피 마시고 뭐 그런 시간! 저는 재미있었는데 같이 계신 작가님들도 즐거우셨는지는 모르겠네요. 다덜 잘 계시져어???


그... 제가 학원으로부터 뭐 받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 소속 된 강사도 아닌 입장이긴 하지만 사실 지금 시스템 상 가장 안정적으로 데모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 학원 등록인데요ㅠㅠ


정말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면! 내가 이 시안을 제출 할 수 있는 기회를 돈 주고 샀다! 는 것을 쿨하게 받아들이고ㅠㅠㅠ 기왕 돈 낸거! 내돈내낸을 뿌리를 뽑는다는 느낌으로! 돈 주고 산 기회니까 진짜 독기 완전 빠짝 올려서 완전 컷 낸다! 진짜 낸다!!! 이런 기분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ㅠ 열심히 해 보면 어떨까요ㅠㅠㅠㅠ 그렇게 하나 둘 씩 내 포트폴리오를 쌓아가지고 나중에 학원 거치지 않아도 스스로 달릴 수 있을 만큼 딴딴해질 그 날을 향해서 달린다는 기분으로! 그렇게 해서 채택이 되기 시작하면!! 학원들이 요새 퍼블리셔를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보면은 채택이 좀 되고, 가능성이 보이는 원생들은 학원들에서 미리 계약 제안을 먼저들 하시더라구요. 그러면 이제 학원비 지출 없이 계약작가 신분으로 데모를 받으면서 제출을 하실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계약 조건은 퍼블리셔별로 상이합니다.


제가 특별히 학원을 권장드리는 입장은 절대 아니고요ㅠ 요즘의 가장 보편적인 케이스를 설명 드리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인맥이 있으시거나, 그래서 그 쪽 통해서 음원을 꾸준히 받을 수 있으면 제일 좋죠. 근데 이 경우에도 조금 고민할 부분들은 생겨요. 예를 들면 지분 협상 부분이라든지ㅠ 부당하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가 평소엔 이렇겧ㅎㅎ 빙글빙글 대충 적당히 살아가지만 의외로 반골기질이 있어가지고 또 그런 거 보면 좀 안광이 뒤지는 편이라... 이런 것도 제가 언젠가 우리 동아리에서 같이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페이지를 발행 해 볼거예요!


하! 오늘 별 거 아닌 내용으로 길었다요!!!! 내용이 유익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쪼록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댓글이나 디엠으로 보내주시는 질문들은 제가 보면서 킵을 하고 있으니 하나씩 천천히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아!


작가님들 이번 주 이제 지인짜 며칠 안 남았으니까!

아직 남은 시안들 우리 다 같이 왕왕 뿌셔버리기 약속! 우리 약속! 오늘도 시안 제출 너무너무 고생하셨고 쬬은 소식들 있으시라고 제가 쫌쫌따리 기를 불어넣어두고 가니 줍줍 해 가세요!


그럼 모두 안녀엉!




keyword
작가의 이전글05. 한글데모가 왔다구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