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조민
오늘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문을 닫습니다
시리우스별이 심각하지 않아서
기나긴 각주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큰개가 덥석 깨문 청백색 앵두는
빛의 속도로 과거입니다
초코 케이크처럼 뭉개지는 저녁입니다
한물간 너의 고단함이
사랑이라는 얼룩으로 남아도
제법 괜찮은 맛입니다
촘촘하게 박혔던 낮은 촛불 앞에서
별처럼 빛납니다 시리도록 까만
밤이 찾아올 예정입니다만 이미
준비는 끝났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옮겨 쓰기 위해
작은 노트를 마련했습니다
반질반질하고 매끄러운 초록입니다
널어 두었던 우울이 마침 다 말랐습니다
다정한 안녕을 마지막 장에 끼워 두었습니다
과거로 기록되는 오늘은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