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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민 Aug 20. 2024

오늘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Poem

오늘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김조민



오늘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문을 닫습니다

시리우스별이 심각하지 않아서

기나긴 각주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큰개가 덥석 깨문 청백색 앵두는

빛의 속도로 과거입니다

초코 케이크처럼 뭉개지는 저녁입니다

한물간 너의 고단함이

사랑이라는 얼룩으로 남아도

제법 괜찮은 맛입니다

촘촘하게 박혔던 낮은 촛불 앞에서

별처럼 빛납니다 시리도록 까만

밤이 찾아올 예정입니다만 이미

준비는 끝났습니다

놀라지 마십시오 옮겨 쓰기 위해

작은 노트를 마련했습니다

반질반질하고 매끄러운 초록입니다

널어 두었던 우울이 마침 다 말랐습니다

다정한 안녕을 마지막 장에 끼워 두었습니다

과거로 기록되는 오늘은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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