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조민
저 늪에는 파란 눈물이 고여 있다.
하늘이 내려와 둥지를 틀고
물푸레나무들이 옹기종기 이끼의 발을 담그는,
저 늪의 파란 잉크에서 산란하는 잉어는
*모래의 여자를 닮았다.
메마르게 서걱이는 갈대도 저곳을 지날 때면
어김없이 몬순의 구름을 몰고 와 발뒤꿈치를 적시며
몸의 균형이 흔들리는,
늪의 둔덕에 앉아 우두커니 초록의 파장을 지나는
소녀를 바라본 일이 있다.
긴 강물의 흐름에서 벗어난 외톨이 미아가 흘리는 젖은 서신
종자 씨앗 같은,
하루살이 그 배후를 촘촘히 걷어내며 읽노라면
어깨 툭 치는,
그 소녀의 늪에 갇힌 잔물결, 소년이 된다.
*모래의 여자 - 아베 코보의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