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김조민
비가 내렸어요
그런가 보다 했어요
첨벙이며 다가온 겨울이 창문을 두드렸어요
빗소리인가 보다 했죠
갑자기 시든 충만이
재미없는 농담처럼 구부정했어요
처음부터 적당하지 않았으니까 아무것도
스친 적 없는 무늬였던 것 마냥
오히려 산뜻했죠
감쪽같이 숨겨둔 역설을 키링처럼 매달아 두었어요
모두들 구경해도 좋아요
카펫처럼 저주가 깔리면
나풀대는 혀가 우아한 행진을 하죠
딱 한 번이에요
망각은
너의 구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