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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콩 Dec 13. 2022

불안함이라는 염증이 생기다













도대체 어느 정도로 열심히 살아야 맞는 걸까?



조금만 무리하면 아파지는 몸 때문에 하던 일을 많이 포기했을 때, 처음엔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시간이 기약 없이 길어지자, 마음속엔 불안함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어영부영 쉬고 있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치고 나가는 다른 사람들이 보였으니까요. 쌓여가던 감정은 점점 뭉쳐져 덩어리가 되었고, 저도 모르는 사이 염증이 되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라났습니다. 



'이렇게 맨날 아무것도 못할 거, 왜 태어난 거야?'


어느 순간부터 뭘 해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입맛도 잃고 건강 관리에도 소홀해졌죠. 나는 왜 남들만큼 달릴 수 없는지 서럽기만 했습니다. 아픈 몸에서 시작해 이젠 마음까지 아파져 버렸습니다.





■ 빨리 달리는 법보다 어려운 것은 천천히 행복해지는 법

미라클 모닝, 직장인 부업, 퇴근 후 영어 공부, 자기 전 책 읽기...

경쟁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 자란 우리는 남들보다 더 빨리, 더 열심히 하는 방법에는 능숙합니다. 남들 잘 때 하면 되고 남들 쉴 때 안 쉬면 됩니다. 작은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남들보다 5분이라도 일찍 일어나 한 권이라도 더 읽어 똑똑해지면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마음껏 달릴 수 없을 땐 어떻게 살아야 맞는 것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자신의 속도에 맞게 천천히 살기로 결심한 이후, 가장 어려웠던 것은 바로 불안함을 마주하는 일이었습니다. 뭐라도 하고 있으면 덜 불안할 텐데, 가만히 있자니 머릿속엔 열심히 뛰고 있을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괴로웠죠. 그러다 결국 다시 조금씩 선을 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 결과는 제자리걸음, 아니 심지어 퇴보였습니다. 무리하다 다시 아파지니 쉬어야 하는 시간이 더 늘어났고 그 안에서 또다시 정체기를 겪길 몇 차례.




몸에 맞추면 마음이 힘들고 마음에 맞추면 몸이 힘든 아이러니라니!

도대체 어느 쪽에 맞춰 살아야 하는 걸까요?




감정이 쌓여 만성 염증이 되고 결국 병이 되기 전에, 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음 화에 이어집니다.









작은콩의 느림일기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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