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식 편) 글루텐 프리 비건 팬케이크 레시피, 홈베이킹 이야기
지난 양식 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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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환자의 채식 식탁> (2)
빵식 편
무슨 일이었는진 모르겠으나 다음 메인 페이지에 제 이전 글이 소개되었던 모양이에요. 조회수가 갑자기 1만 넘게 나와서!! 놀랐네요. ㅎㅎ 부족한 글이지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나 싶어 2탄을 열심히 또 써봤습니다. 이번엔 이거 없인 살 수 없다. 빵 편입니다.
식이요법 하는 환자지만, 빵을 참 좋아합니다.
어릴 때부터 빵과 떡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본투비 떡빵순이였습니다. 고기는 안 먹고살아도 빵 끊고는 못 산다며 살았는데 어느 날 덜컥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려버린 거지요. 식생활 교정이 필요하다는데, 왜.. 왜...? 모든 치료에는 밀가루 금지, 유제품 금지가 있는 걸까요!?(이 식재료들이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야말로 청천벽력! 하지만 좌절은 이릅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비건 유행을 따라, 밀가루와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고도 맛있는! 비건 빵이 많이 있거든요.
저는 특히 유제품(버터, 우유, 치즈 등)에 민감한 반응이 있습니다. 특히 일반 버터나 생크림은 조금만 먹어도 손가락이 빨갛게 부어오르죠. 그래서 대체품을 많이 이용합니다.
베이킹 재료 대체하기
밀가루 -> 쌀가루, 전분가루, 아몬드가루, 코코넛가루
버터 -> 코코넛 오일, 시판 비건 버터
우유 -> 두유, 아몬드유, 라이스 밀크, 오트 밀크, 코코넛 밀크 등(어울리는 요리가 다 조금씩 달라요!)
치즈 -> 곱게 간 캐슈너트, 시판 비건 치즈
요거트 -> 두유 요거트, 코코넛 요거트(요거트 전문점에서 종종 그릭요거트를 팝니다.)
그 외에도 되도록 제외하는 재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계란: 계란의 노른자 성분이 염증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아마씨 가루나 치아시드 1T+물 3T 섞으면 계란 한 개 정도는 대체할 수 있습니다.(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레시피는 불가능)
땅콩버터: 비건 베이킹에 많이 사용하지만 염증에는 좋지 않습니다. 염증 유발 물질이 있다고 해서 땅콩은 최소화해서 먹습니다. 특히 땅콩이 농축된 땅콩버터는 많이 먹으면 손가락 붓기가 생깁니다.
설탕, 대체당: 일단 당은 염증에 좋지 않습니다. 특히 피를 끈적이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더디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글루텐프리 베이킹에서는 설탕이 없으면 촉촉함을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두부라던지 바나나 등의 재료를 넣어 보완하는데요. 그만큼 설탕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래도 혹시 구글에서 찾은 레시피라면, 음.. 설탕 절반만 넣기를 추천드립니다...(그들은 슈퍼 인슐린을 가졌나 봅니다 ^^;)
아무래도 근처에서 쉽게 사 먹기 어려우니까(가격도 비싸...), 집에서 직접 만들어먹곤 합니다. 사실 일반 가정집인지라 오븐도 없고요. 에어프라이어 가지고 그냥 이래저래 취미 삼아 해보는 정도입니다.
1. 파운드케이크
파운드케이크는 반죽을 섞어 틀에 굽기만 하면 돼서 난이도가 좀 낮고 먹기도 편안해서 좋아합니다.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 당시에 계량저울이 없어서(!) 레시피에 적혀있던 콩비지 무게를 무려 눈대중으로(!!) 넣었다가 콩비지가 왕창 들어가 버려서, 콩 향이 굉장히 강했던.. 빵입니다....
30g은 생각보다 적은 양이더군요,,(이제는.. 저울 있어요...)
단호박을 좋아해서 자주 활용해요.
특히 약을 많이 먹으면 위가 약해져서 소화불량과 속 쓰림에 늘 시달리는데, 단호박은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어 좋더라고요.
이렇게 만든 파운드케이크는 그냥 먹기도 하지만~
하루 이틀 두면 금방 퍼석해지거든요(설탕을 적게 넣어서 더더욱)
그럼 이렇게 크림을 얹어 먹기도 합니다!
두유 요거트와 코코넛 크림을 섞으면 크리미한 크림 완성. 얹어놓고 냉장고에 조금 두었다가 먹으면 훨씬 촉촉해져요.
파운드 반죽 레시피와 크림을 활용해서 떠먹는 케이크를 만들기도 합니다.
단호박 파운드케이크를 밑에 깔고, 위에 단호박 무스(단호박 으깬 것과 코코넛 크림을 섞은 것), 시나몬 크럼블을 올렸어요.
손이 많이 가지만 맛있답니다.
요즘은 손목과 손가락이 자주 아파서 이것도 못하지만요.. 헤헤
+
에어프라이어에도 들어가서 제가 애용하는 파운드케이크 틀(광고 아님.. 내돈내산..)
크기는 가로x세로x높이 : 21x9x6cm입니다. 미니미하게 굽기 딱 좋아용.
2. 팬케이크
팬케이크도 비교적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베이킹 중 하나죠!
오븐이 없어도 되고.. 물론 그만큼 팬 앞에서 오래 기다려서 서있어야 하지만 ^^;;
팬케이크는 첫 장은 꼭 망하고 두 번째 장부터가 예쁜 건 국룰입니다. (하지만 배고파서 이미 첫 장을 먹어 배채운 상태..)
계란 대신 바나나를 한 개 넣어 만들면 맛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비건 글루텐프리 바나나 팬케이크 레시피:
A.
잘 익은 중간 크기 바나나 1개(약 170g)
240ml 식물성 우유
2Tbs + 1tsp oil(코코넛, 카놀라유 등 상관없어요! 올리브유만 빼고.)
바닐라 익스트랙트 1~2tsp
B.
1+1/2cup+2Tbs 글루텐프리가루 믹스(쌀가루+전분가루+아몬드가루로 대체 가능)
2Tbs 설탕(저는 생략하기도..)
1Tbs 베이킹 파우더
1/4tsp 베이킹 소다
1/4tsp 소금
1tsp 시나몬(선택)
1/4tsp 넛맥(선택)
~하는 법~
1. A의 바나나는 으깨고 액체류를 함께 잘 섞어주고, B의 가루류를 한번 체에 쳐서 잘 섞어둡니다.
2. A에 B를 넣어 날가루가 보이지 않도록 잘 섞어줍니다.
3.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른 후 키친타월로 슬쩍 닦아둡니다. 팬을 예열하여 뜨거워졌을 때 한국자 정도씩 반죽을 떠서 익혀주세요. 반죽 위에 기포가 뽕뽕 솟아오르고 뒤집개로 찔러봤을 때 힘 있게 움직인다 싶을 때, 한 번에 빠샤 뒤집어주시면 됩니다.
~주의사항~
*너무 욕심내서 크게 만들면 뒤집기 힘들어요
*글루텐프리인 만큼 잘 부풀지 않아요. 작은 양으로도 더 배부르답니다.
*시나몬이나 넛맥 등 향신료는 취향껏 넣어주세요.
*설탕 안 넣어도 제겐 괜찮더군요. 대신 메이플 시럽을 뿌려먹으면 더 맛있음.(결국 똑같이 당 섭취지만.. ^^;;)
팬케이크를 응용해서 티라미수를 만들기도 합니다.
팬케이크 깔고 커피 원두 약간 녹여 부은 후 비건 커스터드 그림, 과일 얹고 먹으면 천상의 맛 ^.^
재밌게 읽으셨나요?
손가락 관절병이 있다는 건 일상에서 정말 많은 제약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식이도 그렇지만, 요리 난이도도 너무 높은 것은 손을 많이 사용해서 아프거든요. 쉬우면서도 맛있고, 자극적이지 않게 만들어 먹는 것은 어찌 보면 지뢰 피하기 게임같이 느껴지기도 해요. 선택지가 한정되니까 되려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해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빵순이의 류마티스 투병일기, 다음 편은 사 먹은 빵 이야기로 해볼게요. 비건 빵은 재료가 단순한 만큼 섬세한 부분도 있어서, 눈대중 대충 하는 홈베이킹보단 파는 게 확실히 맛이 좋아요. 더 다양한 재료를 접할 수도 있고요. 타자를 오래 치면 손가락이 아파서 오늘은 여기까지 줄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류마티스 환자의 매일 식탁 풍경이 궁금하시다면 ->
https://blog.naver.com/vege_bab/222677204744
함께 투병해요! 식이요법 식단일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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