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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콩 Apr 14. 2022

소풍보다 도시락이 더 좋아!

도시락 덕후의 채식 도시락 - 김밥 & 유부초밥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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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환자의 채식 식탁>


소풍보다 도시락이 더 좋아!

도시락 덕후의 채식 도시락 - 김밥&유부초밥 편

+ <유부 없는 유부초밥> 레시피 하단 첨부


회오리 유부초밥!




소풍보다 도시락이 더 좋아!



"도시락 싸는 것, 번거롭지 않아?"


학생 때부터 늘 작은 통에 먹거리를 잘 싸서 다녔던 제게 친구들이 늘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보통의 아이들은 밖에서 맛있는 것을 사 먹기를 좋아하는데 저는 아니었거든요. 솔직히 학교 근처 식당이 맛있는 지도 잘 모르겠고(보통 싼 곳을 찾아갔으니까요), 매번 사 먹어도 될 만큼 용돈이 충분치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변명은 둘째 이유였고, 사실 첫째 이유는 그냥 '도시락 자체를 좋아해서'였습니다.



제 이상한 도시락 사랑은 언제부터였던 걸까요? 어릴 적 소풍을 떠올리면, 90년대생의 '소풍'이란 파란색 어린이 음료와 칸쵸 과자, 그리고 바로 '도시락'이죠. 따가운 낮 햇살을 피해 나무 그늘에 앉아, 점심 도시락을 다 같이 나누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메뉴는 보통 김밥 아니면 유부초밥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엄마의 김밥이 참 좋았습니다. 이상하게도 집에서 먹는 건 그냥 그랬는데 도시락, 즉 '네모난 곽 형태의 작은 통'에 담긴 김밥을 밖에서 먹었을 때 그 맛은 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나이를 먹어 몸은 자랐지만 여전히 저는 도시락이 좋습니다. 도시락이기 때문에 한정되는 메뉴 선택 고민도 즐겁게 느껴지고, 요리조리 먹기 편하게 한 끼를 준비하는 그 정성도 따뜻합니다. 따뜻하게 조심히 들고 왔다가, 마침내 식사 시간이 되면 작은 통을 열어 흘리지 않게 조심조심 꺼내 먹는 것도 재미있고요. 그래서인지 그냥 식은 음식인데도 또 다른 맛이 납니다.




그 애정은 이제 업그레이드되어 더 튼튼하고 예쁜 도시락 통과 함께합니다. 아래쪽엔 제가 좋아하는 반려 용기(평소 가지고 다니며 자주 사용하는 용기들)도 소개할게요. 가로 세로 높이 비율과 크기가 적당해서 손에 쏙 잡히고, 튼튼하게 밀폐도 잘 되는 통들입니다. 왜인지 이런 통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결국 하나쯤 사는 것을 보면, 저 도시락 덕후 자격 있지요?^^


꼭 저처럼 덕후가 아니더라도, 도시락은 식단 조절이 필요한 환자에겐 속 편한 좋은 방법입니다. 먹지 못하는 식재료는 뺄 수 있고, 양도 적게 쌀 수 있어 외식하다 과식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먹고 싶은 메뉴가 있으면 파는 곳을 찾을 필요 없이 만들어 버리면 되니까요. 채식 도시락은 생각보다 메뉴가 무궁무진하답니다. 제 보통날의 채식 도시락을 여러분께도 보여드리고 싶어 글을 씁니다. 이번 편은 도시락 메뉴의 넘버 원, 투를 달리는 김밥과 유부초밥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실지 궁금합니다.







1. 김밥


도시락 메뉴 No.1은 단연 김밥이죠!

저는 단무지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내용물은 거의 비건 재료로 넣어요.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김밥보다는 좀 퓨전스러운 김밥 사진이 많네요.



햄 대신 템페 간장조림을 넣은 김밥이에요. 템페는 인도네시아의 콩 발효식품으로, 햄과 비슷한 식감을 내기 좋아요. 두부를 졸여 넣어도 괜찮아요.





비건 후무스 김밥이에요. 전통적인 김밥 재료는 아니지요?^^

후무스는 병아리콩을 으깬 중동 음식이랍니다. 하지만 중동 사람들은 이 김밥 맛을 모르겠죠? ㅋㅋ (마치 베트남엔 월남쌈이 없는 것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에요. 병아리콩 으깬 것을 마요네즈와 섞어 넣으면 참치 같은 맛과 식감이 난답니다. 그럴 땐 오이 필수!!



간단한 비건 후무스 만들기 레시피>




왕왕왕 팔뚝 김밥입니다.


후무스는 당근 라페와 잘 어울려서, 후무스 + 당근 라페 + 아보카도 + 오이 + 상추 이렇게 넣어서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당근 라페 만들기 레시피>



마요네즈 아보카도 후무스 조합은 정말 살찌는 맛이에요.ㅋㅋ 칼로리 주의!! (누가 비건 식단은 살 빠진대..?)

후무스 김밥 만들기 레시피>




후무스 김밥은 시중에 파는 곳도 있어요. 서촌 <채식주의자>라는 곳이에요.


이건 심지어 밥이 없고 퀴노아가 대신 들어갔어요. 안 드셔 보신 분들은 대체 이것이 무슨 맛일까 너무 궁금하실 것 같네요.ㅎㅎ


두부 간장조림, 후무스, 당근, 오이, 비트가 들어간 퀴노아 조합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심심한 맛인 것 같아서 단무지를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서촌 채식주의자> 자세한 후기 더 보러 가기>




통을 가져가 용기내로 사 먹은 김밥도 있네요.

머그컵엔 커피가 아니고 미역국...ㅋㅋㅋ


북촌의 <조선김밥>은 제 최애 김밥집이에요. 나물 김밥이 정말 정말 맛있거든요! 한 줄은 아쉬우니 두줄 시켜서 한 줄 반은 드시도록 하세요. 히히


드시고 가신다면, 미역국도 꼭 드셔 보세요. 글 쓰다 보니 배고파지네요 ^^



김밥이 만약 남았다면, 김밥전 추천드려요. 계란물(비건은 아니고요)에 김밥을 하나씩 담가 기름 두른 팬에 부쳐주면 되는 간단한 요리법이죠. 칼로리와 맛이 업 됩니다.


외국 여행 가서 김밥 도시락 쌌던(!) 사진






2. 유부초밥


도시락 메뉴 No.2라면 바로 이거죠! ^^ 아래 유부초밥용 단촛물 만드는 방법도 적어두었어요.


노란 것은 두부볶음이에요!


김밥보단 재료가 조금 단순해지는 것 같지만 절대 손이 덜 가진 않죠. 작은 유부에 하나씩 밥을 넣어야 하고, 후리카케로는 맛이 좀 덜한 것 같아서 야채를 다져 넣거든요. 그럼 의외로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래도 식초 간이 되어 여름날에 상할 위험이 적고, 고소한 그 맛이 번거로움을 잊게 만들죠. 도시락에 옹기종기 넣으면 예쁘기도 해서 늘 소풍 가는 기분이 든달까요.


참, 개인적으로 떡볶이와 더 어울리는 건 김밥보단 유부초밥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오리 유부초밥!


연근조림, 우엉조림이나 단무지를 잘게 다져 넣으면 식감이 참 좋고요. 오이지도 다져 넣으면 특히 여름철에 입맛 살려주기에 최고예요. 밥 대신 두부를 으깨 넣기도 하고, 종종 참치캔을 함께 넣기도 합니다. 김밥이든 유부초밥이든 응용하면 무궁무진한 것 같아요!



노란 것은 계란이 아니고 강황이 들어간 두부 스크램블입니다.


유부가 아예 없는 날이면 '유부 없는 유부초밥' 도 추천드려요! (야채를 많이 넣을수록 모양 잡기는 좀 어렵습니다..) 유부 없이도 단촛물과 채소 다진 것 넣어서 잘 뭉쳐 주먹밥으로 만들면, 부담 없는 한 끼 도시락으로 굿!





~유부 없는 유부초밥 만들기~


단촛물: 식초 2 Tbs + 설탕 2 Tbs + 소금 1/2 Tbs

따뜻한 밥 2공기

자투리 야채 다진 것 1/2컵 정도, 취향껏

참기름 1/2 Tbs, 참깨 약간


(선택) 두부 스크램블: 두부를 손으로 으깨어 기름 살짝 두른 팬에 볶아준 것(소금 간 살짝 하시면 되고, 저는 강황을 좀 넣어 노랗게 만들었어요.)

(선택) 김



단촛물 재료를 미리 섞어둡니다. 한번 살짝 끓여두면 설탕이 잘 녹아서 더 쓰기 좋아요! 따뜻한 밥에 섞으시면 끓이지 않더라도 큰 문제없지만요.


여기에 두부 스크램블과 다진 야채, 특히 매실장아찌, 오이지나 연근조림 다진 것 있으면 정말 잘 어울려요^^

주먹밥 모양내기가 어려우므로 김자반 같은 것에 굴리시거나, 저처럼 김으로 감싸 주시면 한층 더 맛있고 예쁘게 만들 수 있어요!








~도시락용 '반려 용기' 소개~


추가로 도시락에 쓰는 제 "반려 용기"를 소개할게요.

저는 스텐락의 스테인리스 반찬통을 사용합니다. 오래된 우리나라 브랜드이기도 하고, 플라스틱 뚜껑이 다 써서 낡으면 뚜껑만 새로 또 살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에요!


그리고 나중에 분리배출할 때 쉽게 재활용될 수 있도록 위에 이중 코팅되지 않은 스테인리스 순수 재질을 쓰고 있어요.



플라스틱, 실리콘, 유리 재질도 사용해봤는데요, 결국은 스텐 통으로 고정했거든요.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테인리스가 좋은 점:

강한 양념 반찬도 냄새, 색이 베이지 않는다(카레, 김치 등)

뜨거운 것을 담아도 모양 변형이 없다

유리나 실리콘보다 가볍다


불편한 점:

내용물을 뜨거운 것 또는 차가운 것을 담았을 때 열전도율이 높아서 엄청 뜨겁거나 엄청 차가워진다. (테이크아웃 시 주의!! 뜨거운 것을 담으시려면 꼭 면가방을 함께 챙겨주세요!)

뚜껑과 재질이 달라서, 뜨거운 상태에서 플라스틱 뚜껑을 닫았다간 뚜껑 변형이 생길 수 있다.

플라스틱보단 무거운 편이다.

비싸다



특히 2번이 바깥 음식을 용기내로 사 올 때 불편해서, 저는 '데펜소'도 함께 사용해요.


출처 와디즈


데펜소 처음 들어 보셨나요? 뚜껑까지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든 밀폐 반찬통이에요. 그래서 떡볶이나 국물음식처럼 뜨겁고 양념이 강한 음식도 뜨거울 때 얼마든지 담아올 수 있어요!(물론 너무 뜨거운 것은 밀폐 시 진공상태가 되어 뚜껑이 열리지 않을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김을 빼고 닫는 것이 좋아요)



데펜소는 상시 판매는 아니라서, 와디즈 펀딩을 통하시거나 제로 웨이스트 가게를 가시면 오프라인 구매 가능합니다. 가격은.. 가격은 좀 비싸요... 대신 정말 튼튼하고 좋은 재질이랍니다. 한번 사시면 저처럼 '반려'용기로 쭈우우우우욱 사용 가능해요^^


단, 뚜껑까지 스테인리스라서.. 무거운 것은 (꽤 큰) 단점입니다. 가방에 통 몇 개 있으면 근력운동 saap 가능입니다. 어깨와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이왕이면 평소에 차에 놓고 다니시면 좋겠죠.


아, 차가 있는지 물어보는 게 먼저 아니냐고요? 괜찮아요. 저도 없어요. 어깨야 미안하다








2022년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 봄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꽃은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길가를 걷는 사람마다 흐뭇한 미소를 띠고, 저녁에 추울까 입었던 외투는 낮엔 더워 벗어야 하는 때가 되었지요. 바야흐로 소풍의 계절입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맛있는 도시락을 싸면서 놀러 가는 기분을 느껴보시는 건 어떠세요? 도시락 덕후의 도시락 싸는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도 이어집니다. 다음 편은 샌드위치 특집으로!










~류마티스 환자의 일상 더보기~


인스타그램 <작은콩의 류마티스 그림일기> 보러 오세요! (@small_kong_)

https://www.instagram.com/small_kong_/

instagram @small_kong_







~기타 참고 링크~


(자체제작) 식단과 약, 운동까지 기록할 수 있는

건강 식단 관리용 <거북이수첩>

https://www.idus.com/w/product/c2d6ee96-dcd5-4cea-ae30-08d0a505d019



류마티스 환자의 매일 식탁 풍경이 궁금하시다면 ->

https://blog.naver.com/vege_bab/222698908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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