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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날

by 김정욱

1-11. 뜨루루- - 뜨루루루- - 뜨루루 - - 뜨루루루 - -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어김없이 아침이 오고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연숙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나가면서 딸 애를 불렀다.


"진아- - 밥 먹자- - "


방문을 열자 빈 이부자리만 눈에 보였다. 벌써 나간 모양이다.

작년 겨울, 남편이 3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동안 애는 애대로 엉망이 되었다.

한참 공부만 해도 모자란 고 1부터 마음 고생, 몸 고생을 같이 해 온 아이였다.

사춘기니 뭐니 사치한 감정은 일찌감치 버려두고, 공부하는 맘도 덩달아 놓쳐 버렸다. 고등학교는 졸업했으나 본인 말대로 무소속이 되었다. 전문대라도 가라고 해 보았으나 본인은 사회생활을 선택한 모양. 그러나 그마저 여의치 못했다. 벌써 몇 군데 일자리를 옮겼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연숙은 찬물을 들이켰다.


'힘 내자- - 지 연숙. 힘 내자- - - 힘. 진아만 보자, 우리 진아만- - -'


또르르 - - 눈물이 거짓말처럼 흘렀다.

어젯 밤, 잠 들지 못하고 쏟아내던 눈물. 아직도 어딘가 고여 있었나보다. 눈물 주머니라는 게 따로 있다면 똑 떼어 버리고 싶다. 절대 울지 않겠다고 입술을 깨물어도 눈물은 제멋대로 흘러 내린다. 후련하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자존심만 상하고 무참해진다.


연숙은 남편이 떠난 뒤부터 툭하면 터지는 눈물 때문에 요즘 맘 고생이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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