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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by 김정욱

오늘은 쉬어가는 날.


제 글이 100편을 넘었어요- - - 107번째.

짝! 짝! 짝! 쌜프 칭찬- -

잘 했어- - - 음- - 장 해- -


사실, 예전에 써둔 글을 뒤적이고 골라내는 입장이지만.

들여다 보면 '이땐 이런 감성이었나?' 스스로 놀랄 때도 있어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글쓰기'는 저에게 구원입니다.

처음 글을 쓸 당시, 저는 비, 바람, 눈물의 골짜기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시간들을 모두 돈과 바꾸면서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피폐해졌죠.

잡에 쓰리 잡에, 수술에, 사고에, 파산까지 - -

앞 문이 닫히고 옆 문도 닫히고 뒷 문도 없고 - - -

숨이 막히고 숨 쉬기도 어렵고, 잠 들면 깨어나지 않기를, 영원한 휴식으로 들어가길 바랬죠.


그 때, 나를 살린 건 책 읽기, 글 쓰기 그리고 오토바이.

오토바이는 처음 식당할 때 타기 시작해서 새벽 일, 밤 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많이 탔습니다.

활자 중독처럼 무작정 읽어대고, 된 소리 안 된소리 아무 말이나 써대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텅 빈 도로를 울면서 달렸죠. 눈물이 바람처럼 옆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냥 내가 가여웠어요.

삶에 무게라고요? 아니요. 매일매일이 칼 날 위에 선 것처럼 외롭고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어쩌면 그 상황에 정신줄 놓지 않고 살아 남은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죽을 운명은 아니었던거죠.


난, 살았고, 가정을 지켰고, 내 건강을 90프로 정도 회복했고, 무사히 오늘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일, 산책하기, 라디오 듣기, 음악 듣기, 책 읽기, 글 쓰기, 영화 보기, 드라마 보기 실컷하고 있고 하루하루 잘 살고 있습니다.

'눈물 총량의 법칙'이 있다면 이제 남은 인생은 햇볕만 쨍쨍- - 하겠죠?


운 좋게도 도서관 가까이 살고 있어서 책은 실컷 맘 껏 볼 수 있어요.

장르도 안 가리고 시, 수필, 산문, 소설, 의사, 간호사, 환자, 보호자, 복지사, 교수, 박사, 예술가 얘기까지 '신간코너'에 있는 책들은 모두 쓸어 옵니다. 이쯤되면 활자중독 맞아요. 음- -

가방이 무거워도 행복합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지금, 이 시간 깜깜한 터널 속에 계시는 분이 있다면, 어쨌든 정신줄 꼭 잡으시고 버티시라고- - -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고- - 뭔가 숨 쉴 구멍을 마련해 보라고- - - 죽지만 말고 버티라고- - 그러면 어느 날은, 햇볕이 쨍- - 하는 날이 온다고- - - 정말입니다.

사실, 내가 죽을만큼 힘이 들면 귀가 닫혀요. 아무 말도 안 들려요. 위로의 말도 위로가 안 되고, 힘 내란 말도 힘이 안되죠. 그럴 때가 있어요.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도 생겨요.

그래도 다행인건 언젠간 끝난다는 거죠.

지금은 힘들지만 터널은 끝이 있어요. 빛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된 거예요. 다 왔어요.


아무리 절박해도 자신을 포기하지 말아요. 자신을 사랑하는 건 어렵지만 할 수 있어요. 자신의 장점을 찾아보면 한 가지는 꼭 있어요. 나를 아끼고 사랑하면 내 맘이 행복해져요.

나이가 드니 자꾸 말이 길어지네요.

이제 그만- - -


우리 올 해도 씩씩하게 잘 살아봅시다.

많이많이 웃으시고 건강하세요- - - 화이팅!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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