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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6, 다시 만남

by 김정욱

그즈음, 태오가 생각해낸 것이 지칠때까지 돌아다니는 거였다.

몸이 힘들고 무거워도 어디에고 앉지 않았다. 쓰러지기 직전 가까스로 지친 몸을 집으로 들였다.

그러고나면 까무룩 정신을 놓았다.


태오는 문득 여자를 떠올리며 그 곳이 어디였더라 - - 생각을 했다.

신촌이었나 - - 영등포였나 - - 오늘은 그곳으로 다시 나가볼까 - -


혹시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으려나 - -

아니 보면? 또 뜨거운 핫쵸코 한 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미친건가 - - 우스웠다.

태오는 제대로 생각이란 걸 하기 싫었다. 제멋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 - 가보자. 보이면 또 보는거지 - - 뭐.


"어? 안녕하세요?"


밝아진 여자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아 - - 예- -"

"볼 일 있으신가요?"

"아 - - 예 - -"

"제가 차 한 잔 살 거 있는데 - - "

"아 - - 지금 사세요"

"네? 아 - - 네. 가시죠"


카페에 들어 가 앉았다.


"전 정 태오. 55세. 회사원입니다. 독거인이구요 - -"

"아 - - 하하 전 이 명화. 56세. 딸 하나 있어요. 이쁜 딸"

"아 - - 예 - -"

"근데 - - 우리 미팅하는 거 같잖아요? 하하하 - - "

"미팅은 - - 무슨 - -"


태오는 입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팅이 어때서요? 하하하하 - - "


여자는 호탕하게 웃어제꼈다.


'그 밤에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던 여자가 - - 오늘은 이토록 환하게 웃을 수 있다니 - - 하기야 내가 뭘 기대한 거야 - - '


태오는 그만 입이 붙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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