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7. "요새도 밤 늦게 쏘다니냐?"
"내가 뭐 애들인가?"
"왜? 요즘 뭐 고민 있냐?"
"고민은 - - 뭐 - - 그렇지 뭐 - - "
"엉뚱한 생각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 - 서울이 아니더라도 지방대는 갈 수 있을거야 - - "
"나까지 대학을 - - 아마 안 될껄 - - "
"해 보지 않고 안된다고 하면 어떻게 해? 옛날 펄펄 날리던 그 기백은 다 어디 간 거야?"
"그래도 - - "
"부모님께는 입학금하고 기숙사비만 해 달라 하고, 그 담은 니가 어떻게 해 봐 -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잖아 - - "
"치 - 자기는 남자니깐 쉽게 말하지 - - "
"남자 여자가 아니라 니 인생을 생각하란 말이야 - - 지금은 모르겠지만 하다 보면 내가 뭘 할지 보인단말이지 - - "
"치 - - 벌써 선생님 같은 말만 하고 있네 - - "
"부모님은 9시가 넘었는데 왜 안 오시나 - - "
"낼이 장이잖아 - - 아마 낼 밤이나 되야 오실껄 - - "
"낼쯤 식당에 한 번 가봐야겠네 - - "
"누가 효자 아니랄까봐 - - "
이상하게 말을 하면서도 계속 어색한 기운이 흘렀다.
"아 - 참, 우리 맥주 마실까?"
"그래 - - 난 마셔도 되지만 넌 안 되. 애들이잖아 - "
"나 열아홉이거든. 애들 아니라구 - - "
맥주를 두 잔이나 연거푸 마신 순임은 아딸딸해졌다.
"수호야, 수호야 - - 너 기타 한 번 쳐 봐라 - - "
"어 - 취한 척 하면서 막 이름 부른다 이거지?"
"옛날부터 이름 불러보고 싶었는데 - - 헤 - - 괜찮은데 - - 한 살밖에 차이 안 나는데 - - 이름 좀 부르면 어때서? 억울하면 너도 내 이름 불러 보던가 - - "
그랬다. 수호와 순임은 한 번도 서로의 이름을 부른 적이 없었다.
'야' '너' '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