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7. 구영감과 승찬은
수호가 가족이 되길 바랬으나 웬일인지 이뤄지지 않았다.
"너랑 쪼끔이라도 - - 비슷한 구석이 있었으면 - - 아마 살았을꺼야 - - 근데 - - 그게 그렇더라고 - - "
"아무튼, 여전히 바보라니깐 - - "
이상하게 순임은 씩씩해졌다.
미순은 환자 수발에 지쳤는지 냉큼 자리를 내주었다.
"난, 올케가 식당하는데 도와달라고 혀서 - - 그만"
미순은 당장 짐을 꾸려 대전으로 간단다.
무슨 경우람. 순임은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다.
"뭐야? 저 사람"
"원래 그런 사람 아닌데 - - 내가 맘을 안 줘서 - - 날 엄청 미워해 - - "
시골집이라도 현대식으로 고쳐서 주방이랑 화장실이 실내에 있어 불편한 건 없었다.
뒤 채에도 방이 두 칸, 주방까지 딸려있다. 예전에 미순씨 오빠랑 올케가 몇 년 살았단다.
휑하니 넓은 집에 수호 혼자만 남겨졌다.
시골살림이라 그런지 주방에도 창고에도 먹을만한 것들이 지천이다.
텃 밭에, 넓은 과수원, 불어오는 찬바람까지 달콤한 기분이다.
간단히 저녁을 차려먹고 수호에게 두툼한 겨울파카를 두르고 마당으로 나와 앉았다.
"낼 올라가 - - "
"아니,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내가 정할꺼야 - - "
"순임아 - - 됐어. 널 봤으니 됐어 - - 너에게 해 줄 말이 있어 - - "
"아니아니. 하지마 - 마지막 인사따윈 싫어. 하지마 - - 낼은 주말이니 다음 주에 같이 서울 가는거야. 일단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구 - - 내가 알아야겠어. 그리구 그 담은 - - "
"순임아 - - "
"아니. 너는 아무말도 하지 마. 수호야.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니가 알아? 내가 무슨 맘으로 이때까지 살았는지 아냐구? 이제부터 내 맘대로 할꺼야. 내 맘 가는대로 - - "
"순임아 - - 널 기다리는 사람- - 생각 해 - - 봐 - "
" - - - "
"난 맘이 편 해 - - 너도 봤고 - - 너도 잘 지내고 - "
"아니, 난 안 편 해. 그동안 충분히 힘 들었다고 - - 이제부터 내 맘대로 하게 해 줘 - - "
순임은 울음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