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 "왜 진작 날 안 찾은거야? 왜?"
"몇 해 전에 널 보러 - - 서울에 갔었어. 먼 발치에서 - - 봤지. 너 하고 그 사람. 밤 9시쯤 됬으려나 - - 얼큰하게 한 잔 걸치고 - - 서로 온 몸으로 기대고 - - 꼭 잡은 손을 흔들흔들 - - 흥얼흥얼 - - 노랠 부르며 걷더군. 그 모습이 얼마나 좋던지 - - 눈물이 나더라 - - "
"수호야 그 거 알아? 난 항상 가슴속에 시린 바람이 불었어 - - 거기다 너에 대한 믿음도 없어서 - - 넌 잘 사는데 - - 난 이 꼴이 뭔가 - - 스스로 비참하고 불쌍했다구"
"이제 보니 니가 바보구나 - - "
"후후 - - 그래. 그랬구나. 우리 노래나 부르자 - - 난 - 참 - - 바보처럼 살았군요 - - 난 - 참 - - 바보처럼 살았군요 - "
순임은 공씨에게 전화를 했다.
"공씨 - - 나 - 수호 만났어"
" - - - "
"월요일에 수호 데리고 서울 병원에 갈껀데 - - "
"그래 - - 말 해 - - "
"나와 줄 수 있지?"
" - - - "
"힘 들면 안 된다고 말 해 - - "
"아냐 - - 아냐 - - 내가 누구냐 - - 택시 드라이버잖아 - - "
"후후 - - 그래 - - 나중에 문자할께"
" - - - "
"고마워 - - "
토요일 밤. 순임의 전화를 받고 공씨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차분히 - - 그래 차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독였다.
'아무 일도 아니야 - - 그저 그 친구가 아프다잖아 - - 아프다고 - - '
일요일. 해가 떨어지자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손님을 태우고 - - 돈을 받고 - - 또 손님을 기다리고 - - 태우고 - - 부질없는 일이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순임이 월요일에 온다고 한다.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순임을 똑바로 바라 볼 수 있을까? 순임의 사랑이 가득 담긴 눈을 고통 없이 바라 볼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졌다. 이제 그녀의 인생은 수호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