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

by 김정욱

8-23. 탕탕 -


누군가 문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다되고 있었다.

이제껏 한 번도 없던 일이다. 외박을 한 것도. 오픈 시각을 어긴 것도.


"아 - 뭐야?"


들어서는 지훈을 보며 명자가 퉁명하게 말했다.


"아니 - 어제도 일찍 문을 닫았던데 - - 아침에도 안 열려서 - - 혹시 무슨 - - "

"아니 - - 없어 없어 그런 일 - - "

"난 그저 - - "

"됐고 - - 별 일 없으니 가 봐"


헝클어진 모습을 보인 것에 괜히 심술이 났다.

잠시 굳은 표정으로 서 있던 지훈은 휙 나가 버렸다.

순간 명자는 내가 너무 성의없는 답을 했나 - - 짧은 후회가 들었지만 곧 귀찮은 심정이 됐다.

친구가 가슴 아픈 사랑을 끝낸 다음 날 아침이 아니냔 말이다. 다른 건 시시했다.


1주일이 지나도록 지훈은 가게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오며가며, 아니 오는 척 가는 척 해 가며 자꾸 얼굴을 디밀던 사람인데 - -

'단단히 삐졌군 - - '


명자는 지훈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그랬다.

오전에 심부름센터를 검색하면서 생각에 빠졌다.


'이런데는 믿을만 한가? 이상한 사람이 오면 어쩌지 - - 다시 지훈오빠한테 전화를 할까 - - '


"땡그랑 - - 땡그랑 - - "


문에 달린 풍경에서 경쾌한 울림이 퍼졌다.


"오빠 - 어쩐 일이야? 그동안 왜 안왔어? 바빴어?"


갑작스런 환대에 지훈이 멍해졌다.


"오빠 - 잘 왔어 잘 왔어 - - 안 그래도 오빠한테 전화하려던 참이야 - - "

"그래?"


지훈의 얼굴이 단박에 환해졌다.


"오빠 - 오늘 저녁 먹을래? 내가 살께"


웬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삐진 지훈에게 미안한 감정을 이렇게라도 풀고 싶었다.

불편한 건 못 견디는 명자는 이상하게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싸우고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 지는건데 - - 친구하고도 매번 먼저 사과하고 돌아서서 혼자 끙끙- 삭히곤 했는데 - -


'음 - - 내가 좀 대인배이긴 하지 - - '


명자는 편할대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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