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

by 김정욱

7-27. 동주는 하루종일


동네를 쏘다녔다. 이상하게 집에 있으면 배가 더 고팠다.

돌아다니다 재수 좋으면 고구마도 얻어먹고 옥수수도 얻어 먹었다. 아무것도 못 먹은 날은 제가 봐 둔 개울가로 왔다. 엎드려 개울물을 먹었다. 물 속에서 놀라 이리저리 흩어지는 송사리를 본 날도 있었다.


어느 날인가 물결 속에 무언가 고운것이 떠내려가고 있었다. 금사로 수 놓아진 댕기인가 빨간 끈이었다.

동주는 손을 뻗어 건지고 싶었지만 자꾸 손 밖으로 달아나 흘러갔다. 끈을 건지려고 자꾸 물 속으로 따라 가다보니 점점 물이 깊은 아래쪽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발이 붕 뜨면서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동주는 그제서야 겁에 질려 삐죽삐죽 눈물이 났다. 하지만 그곳은 동네에서도 한참이나 떨어진 외진 곳, 근처를 지나는 사람은 없었다. 물이 코로 입으로 마구 들어왔다. 숨조차 쉴 수 없게 되어 '끅끅 끄륵끄륵' 정신이 멀어졌다.


"아이구 - - 이 녀석아, 눈 좀 떠 봐라 - - "


누군가 동주의 얼굴을 토닥토닥 두드리고 있었다.

눈을 뜬 동주는 또 한 번 왕 - 울음을 터뜨렸다. 얼굴이 시커먼 아저씨가 동주를 내려보고 있었다.


"니, 참 명이 길데이 - - 내가 몬 봤으면 워쩔 뻔 했노 - - 으잉"


차도 잘 다니지 않는 길이었다. 작은 행상트럭을 모는 아저씨는 그 동네에 일이 있어 들렀다가 바쁜 일이 생겨 지름길로 간다고 그 길로 찾아 든 생명의 은인이었다.


"집이 어데고? 식구들이 얼메나 찾겠노?"

아저씨의 말을 듣고 동주는 섧게 울었다.


"야가 와 이러노? 걱정마라 - - 이 아재가 델따주께"

"우리 엄마는 갔어예 - - 날 떼놓고 - - 갔어예 - - 우리 엄마 집은 - - 아주 멀어예 - - 엉엉엉"

"아이고 이게 무신 일이고? 그라무 어메 찾아가는 길이가?"

"엄마한테 가구 싶어 - - 엉엉엉"

"그래그래 알았다. 엄마 집은 어데고?"

"감포예"


동주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감포였다.

엄마를 동네 사람들이 감포댁이라고 부른것을 순간 기억해 냈다.

아저씨는 갈 길을 돌려 동주를 태우고 감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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