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엄마 이름이 정 명순.
동주가 알고 있는 건 그거 하나. 물어물어 외갓집에 도착했다.
저녁시간쯤 외갓집에 들어서니 외할머니와 엄마가 마당에서 일하다가 동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온 몸이 물에 젖어 아저씨가 임시로 차 안에 있던 담요로 둘둘 말아 놓았는데, 큰 잘못을 저지른 아이마냥 엄마한테 혼이 날까 목을 잔뜩 옴츠렸던 동주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 엄마를 슬며시 쳐다봤다.
"내 이럴 줄 알았지 - - 어이구 내 팔자야 - - "
엄마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며 동주를 안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외갓집에서도 동주는 마냥 편한 것만은 아니었다. 걸핏하면 외할머니와 엄마는 싸웠다.
외할머니가 뭐라 한마디 하면 엄마는 더 큰소리로 성질을 부리며 소리를 질렀다.
"내 팔자가 이렇게 된 건 다 엄니 때문이여 - - 엄니가 땅을 받고 날 팔아 넘겨짠여 - - 어떻게 엄니가 그럴 수 있어? 그러고두 엄니여?"
"팔자 도둑은 못 하는거여 - - 그게 니 팔잔겨 - - 워쪄? 그렇게 억울하면 진작 오서방헌티 잘 허지 - - 서방이구 새끼구 다 팽개치구 집 밖으로 나댕긴다구 동네 사람들 욕하는 소리가 여까지 들리드만"
"내가 시집만 가면 좋은 약 얼매든지 구해 준대며? 한 번이라두, 약 한 첩이라두 해 줘 봤어?"
"이년아 - - 모르는 소리 말어. 니 동생 사고 나서 병원에를 일 년을 있었어 - - 그래두 니년한테 폐 될까 쉬쉬 했구먼. 이 년이 지 앞가림도 못 허면서 누굴 탓하는 겨?"
엄마와 외할머니가 싸우면 동주는 슬그머니 집을 나왔다.
그런 날은 하루종일 집에 있어봤자 밥도 못 얻어 먹었다. 엄마는 동주가 눈에 띄면, 더 화가 솟구쳐 빗자루를 거꾸로 쥐고 사정없이 때렸다.
"이 원수 놈의 종자야 - - 니가 원수다. 니가 원수야 - - 어이구 내 팔자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