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생

by 김정욱

17-27. 동주는


엄마라서 뒷감당을 한다고 치지만 광수는 무슨 죄인가?

저보다 기껏 두 살 많은 형인데 벌써부터 제 치다꺼리를 하게 하다니 - - 정 많고 반듯한 제 형을 못 잡아먹어서 보기만 하면 으르렁 댔다. 참으로 속을 알 수 없는 아이였다.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건지, 사내가 돼서 앞으로 뭘 할 것인지 생각이나 하고 사는지 - - 동주는 가슴이 답답했다. 도대체 조곤조곤, 조용조용 얘기가 되지 않았다. 애초 말을 할 생각도 들을 생각도 없어 보였다.


순한 막내 딸, 미순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돈벌이에 바쁜 동주 대신 살림을 했다.

가르친 적이 없어도 어느샌가 밥을 하고 빨래하고 청소를 했다. 미순은 언제나 씩씩한 동주를 어려워하는 것 같기도 했다. 큰 오빠와 엄마가 친하니 자기는 작은 오빠와 친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종수를 많이 따랐다. 성난 바람을 일으키는 종수였지만 미순에게는 가끔 제법 살가운 오빠이기도 했다.


동주는 어서 한 세월이 지나기를 바랬다.

시간이 지나면 종수도 나이가 들어 흩어지는 맘이 조용히 가라앉고 묵직해져 철이 들 것이다. 그 일은 동주나 광수가 도와 줄 일이 아니고 저 혼자 스스로 해낼 일이다. 동주는 그저 시간을 견디고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전처럼 종수를 몰아세우지도 꾸짖지도 않았다.


큰 아들 광수가 군대를 갔다. 대학을 가라는 동주 말에 군에 갔다와서 생각해 보겠다고, 우선 뭘 하든지 군대부터 마쳐야 한다고 제 스스로 결정을 했다. 대견하고 믿음직한 아들이다.

광수가 군대 간 사이 종수가 큰 사고를 쳤다.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크게 인명사고를 냈다. 동주는 살고 있는 집을 팔고 돈되는 건 다 팔았다. 종수가 어떻하든 감옥에 가는것만은 막고 싶었지만 돈은 돈대로 들고 결국 감옥에 갔다. 동주는 이 일을 광수가 알까 가슴을 졸였다. 나중에 알게 되더라도 당장은 숨겼다. 형제끼리 의 상하고 원수로 만드는 건 절대 피하고 싶었다.


동주는 이때까지 살면서 나쁜짓은 안 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왜 자신에게 생긴건지 억울하고 분했다. 처음 집을 사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광수는 작은 마당에 기념으로 대추나무를 심었다. 동주도 몸 고생, 맘 고생 했지만 집을 산 기쁨에 고단한 줄도 몰랐다.

그런 그 집에서 5년을 못 살았다. 광수 제대 한 달 전쯤 종수가 감옥에서 나왔다.


"인제부터 정신 똑바루 차리구 살어 - - 뭐 허라고 안 헐테니 지발 정신 차리라구 - - "


동주는 애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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